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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 또 눈물...US오픈 윈덤 클라크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윈덤 클라크. AP=연합뉴스

윈덤 클라크. AP=연합뉴스

윈덤 클라크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LA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US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이븐파 70타, 합계 10언더파로 로리 매킬로이에 한 타 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 달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한 클라크는 한달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됐다.

로리! 로리!

경기장에는 로리 매킬로이에 대한 응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마음씨 좋고 성격 좋으며 의리도 있는 매킬로이는 9년 전인 2014년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4승을 기록했다. 앞길이 창창해 보였다. 그의 우승은 화려하기도 했다.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 챔피언십은 무려 8타 차의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그러나 2015년 축구 경기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 디 오픈에 참여하지 못한 이후 꼬였다. 이후 33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메이저 우승이 없다. 매킬로이가 성적이 나빴던 건 아니다. 이번 대회 포함 메이저대회 톱 10에 19번 들었다. 그러나 우승만 못 했다.

이날도 그랬다. 매킬로이는 첫 홀 버디를 잡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드라이버가 예술이었다. 하늘로 솟구쳐 끝없이 날아가는 매킬로이의 드라이브샷이 LA컨트리클럽의 하늘을 지배했다.

그러나 버디 퍼트가 살짝살짝 홀을 외면했다. 그러면서 열두 번 파 행진이 이어졌다. 14번 홀에서는 첫 티샷 실수가 나왔는데 보기가 됐다.

클라크는 위기가 많았다. 8번 홀 깊은 러프에 들어간 볼을 한 번에 빼내지 못했다. 그가 메이저대회 우승 경쟁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 사고가 터질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클라크는 볼을 빼낸 후 까다로운 퍼트를 집어 넣어 보기로 막았다. 다음 홀에서도 그린 경사를 활용해 어려운 파 세이브를 해냈다.

클라크는 3타 차로 앞서던 15번 홀과 1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면서 리드가 한 타 차로 좁혀졌다. 17번 홀에서도 그린을 놓쳤다. 그러나 파세이브에 성공하고 마지막 홀 파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리키 파울러. AP=연합뉴스

리키 파울러. AP=연합뉴스

클라크는 멘탈에서 약점이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흔들렸다고 한다. 그 충격으로 대학을 옮길 정도였다. 2019년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마지막 날 후반에 무너졌고, 2020년 버뮤다 챔피언십서는 연장전에서 졌다. 지난 4월 취리히 클래식에서도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했다가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클라크는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4타 차로 우승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부터 멘탈 코치 줄리 엘리언에게 배우고 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아 별명이 ‘스텔스’라고 알려진 코치다.

이후 클라크는 명상과 기도 및 일일 목표 설정 등을 통해 골프를 단순화했다. 클라크는 “너무 많은 도구를 활용하려 했다. 게임의 정신적 측면을 받아들인게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클라크는 “나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오늘 나를 지켜보신 것 같다”고 울먹였다.

퍼터도 좋아졌다. 클락은 퍼팅이 안 좋은 선수였다. 그런데 이 대회 1라운드 30m가 넘는 퍼트를 성공시켰다. 대학(오클라호마 주립대) 선배인 리키 파울러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 3월 동반 라운드를 하다가 했다가 파울러의 퍼터가 마음에 들어 똑같은 퍼터 (오디세인 베르사 제일버드)를 주문했다. 스펙도 똑같이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54홀까지 퍼트 1위는 파울러였고 2위는 클라크였다. 두 선수가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했다. 파울러는 이날 5타를 잃고 첫 메이저 우승의 꿈을 접었다. 클라크는 파울러에 대해 “때론 경기에 대한 메모를 문자로 보내주기도 한 좋은 친구”라고 했다.

스코티 셰플러가 7언더파 3위, 캐머런 스미스가 6언더파 4위다. 첫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리키 파울러는 5타를 잃어 5언더파 공동 5위로 밀렸다.

김주형은 4언더파 공동 8위, 김시우는 4오버파 공동 39위다. 호주 교포 이민우는 5언더파 공동 5위, 미국 교포 저스틴 서는 2오버파 공동 27위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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