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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허리 꾹꾹…마사지 되는 이 전기차, 아이스크림도 얼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3일 충남 아산 일대에서 기아 EV9이 달리고 있다. 사진 기아

지난 13일 충남 아산 일대에서 기아 EV9이 달리고 있다. 사진 기아

인천 송도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서모(45)씨는 기아에서 최근 출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에 관심이 많다. 출퇴근을 포함 하루 4시간 이상 차에 머무는 날이 많은 그는 허리 통증 때문에 안락한 시트와 여유 공간이 넓은 차량을 알아보던 중이다. 서씨는 “주말에는 가족들과 캠핑을 갈 수 있고, 주 중에는 잠시 누워 쉴 수 있는 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경기 하남에서 출발해 충남 아산을 거쳐 부여까지 210㎞ 구간을 EV9으로 약 2시간 40분 시승하는 동안 “시승기에 못 담은 특징을 나중에라도 꼭 알려달라”던 서씨의 당부가 떠올랐다. 19일부터 고객에게 인도되는 EV9은 4인 가족의 장거리 여행 혹은 주중 사무실 대용으로 써도 손색없는 차량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9574만원 어스 풀옵션 트림 시승 

현대차그룹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출시된 EV9은 운전대에서 손을 뗀 채로도 운행 가능한 조건부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기술이 처음 탑재됐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기본 모델(에어·어스 트림)과 고성능 GT-라인 중 중간 사양인 어스 풀옵션(약 9574만원)으로 HDP는 빠졌지만 첨단운전자보조(ADAS) 기능으로 주행 시 앞뒤 차 간격을 유지하는 동시에 차로를 읽고 따라가는 기능이 만족스럽게 구현됐다.

지난 13일 충남 아산의 한 카페에서 기아 EV9이 전시돼 있다. 비히클투로드(V2L) 기능으로 냉장고도 돌릴 수 있다. 사진 기아

지난 13일 충남 아산의 한 카페에서 기아 EV9이 전시돼 있다. 비히클투로드(V2L) 기능으로 냉장고도 돌릴 수 있다. 사진 기아

차량 계기판과 중앙 화면이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에서는 앞뒤와 양옆 차량을 인식해 그래픽으로 보여줬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로도 주변 차량을 표기해줬고, 정차 뒤 앞차가 출발하면 ‘전방 차량이 출발하였습니다’라며 글자와 진동으로 알려줬다. 오른쪽 깜빡이를 켜면 차량이 자동으로 오른쪽 차선으로 이동했다.

운전석에는 마사지 기능이 추가돼 장기간 운행 시 피로를 덜어줬다. 엉덩이부터 허리, 어깨까지 부위 별로 강도도 달려졌다. 허리는 꾹꾹 눌러주는 느낌이 들었다. 기아 측은 “강도가 갑자기 센 마사지가 시작되면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약한 단계부터 시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2열 시트는 안마의자 ‘무중력 마사지’와 유사

2열 시트에 앉아보니 팔걸이에 마사지 단계와 적용되는 신체 부위를 선택할 수 있는 단추가 눈에 띄었다. 가장 센 단계로 눌러보니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시원한 마사지가 가능했다. 종아리를 위로 올리고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어서 가정용 안마의자에 쓰이는 ‘무중력 모드’와 유사했다.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EV9 내부. 200만원 옵션인 릴렉션 시트를 선택하면 마사지 기능을 쓸 수 있다. 사진 기아

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EV9 내부. 200만원 옵션인 릴렉션 시트를 선택하면 마사지 기능을 쓸 수 있다. 사진 기아

3열 시트는 어른(신장 175㎝)이 앉을 만한 크기는 아니었다. 무릎이 2열 시트에 닿아 똑바로 앉을 수가 없었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아이들이 앉을 법한 크기였다. 다만 3열 시트를 앞으로 젖히면 에어매트를 깔고 차 안에서 누워서 잘 수 있는 공간가 나왔다. 트렁크에는 밥솥이나 전자레인지를 가동할 수 있는 정도 세기의 전기가 나오는 콘센트가 마련됐다. 이날 30도가 넘는 여름 더위 탓에 에어컨이 나오는 차 안에서 해변 캠핑을 즐기는 4인 가족 그림이 저절로 그려졌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에서 기아는 비히클투로드(V2L) 기능을 활용해 콘센트에 냉장고를 연결한 뒤 취재진에 얼린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EV9는 99.8킬로와트시(㎾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시 최대 501㎞를 달릴 수 있다.

콘센트에 냉장고 연결해 아이스크림 나눠줘 

기아는 지난 3일 EV9 사전계약을 시작해 8영업일 만에 1만367대를 접수 받았다. 2012년 K9(15영업일 3201대)과 2019년 모하비(11영업일 7137대) 등 기아의 역대 플래그십 차종의 최종 사전계약 대수를 일찌감치 넘어선 수치다.

지난 13일 충남 아산 일대에 전시된 기아 EV9 내부. 일부 트림은 의전용 차량에 맞게 설계됐다. 김민상 기자

지난 13일 충남 아산 일대에 전시된 기아 EV9 내부. 일부 트림은 의전용 차량에 맞게 설계됐다. 김민상 기자

개인 고객이 전체의 60%를 차지했고, 이 가운데 40대(40%)‧30대(20%) 등 최신 기술 수용도가 높은 연령대의 고객이 EV9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고객의 79%는 실내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한 2열 6인승 시트를 선택했다. 기아 측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의전용이나 출장용으로 앞장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법인 고객 80% 의전용 6인승 시트 선택 

시승에서 아쉬운 점은 스마트폰과 연결된 최신 SDV 기술을 사용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아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적용해 서비스 센터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들이 직접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을 EV9에 적용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마이 기아’를 이용하면 전면부 디지털 그릴 문양을 바꿀 수 있고, 사선 구역으로도 원격 주차가 가능한 기능을 쓸 수 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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