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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구광모 뜬다, 최태원은 ‘목발 투혼’…파리서 엑스포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가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하노이에 연이어 출동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 아세안(ASEAN) 주요국인 베트남과 경제협력 확대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총수들은 20~21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부터 각각 출국한다. 19일 순방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은 총회 첫날(20일) 열리는 경쟁국 간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발표자로 나선다. 21일엔 한국 주최 공식 리셉션 행사가 열리는데, 윤 대통령 등이 외국 대표단을 상대로 ‘표심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가동식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가동식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030 엑스포 유치전엔 부산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이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이번 PT는 개최국 선정에 앞서 부산의 강점과 비전을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오는 11월 열리는 제173차 BIE 총회에서 최종 개최국을 확정하기 때문이다.

엑스포 개최 도시는 179개 회원국이 각각 1표를 행사해, 출석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 다수 득표국으로 결정된다. 만일 3분의 2 이상 득표국이 없을 경우 최상위 2개국이 결선 투표를 한다. 전문가들은 투표가 결선까지 이어져 부산과 리야드가 최종전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6일 일찌감치 프랑스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서울대병원 침대에 누워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 최태원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서울대병원 침대에 누워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 최태원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재계는 이번 행사 기간 중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회장은 최근 다리 부상에도 현지에서 주요 관계자를 만나며 ‘목발 투혼’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최 회장 등 경영진의 업무용 항공기(에어버스 A319)에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대형 문구를 도색하는 등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는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캠페인 ‘2030 미래에서 온 리퀘스트’ 영상이 이날까지 10주 만에 177개국에서 누적 조회 수 3000만 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랩핑한 전용전기차 10대를 활용해 유치 활동을 지원한다. 사진 현대차·기아

현대차그룹이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랩핑한 전용전기차 10대를 활용해 유치 활동을 지원한다. 사진 현대차·기아

LG그룹이 프랑스 파리 곳곳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게재한다. 사진 LG

LG그룹이 프랑스 파리 곳곳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게재한다. 사진 LG

현대차그룹은 이번 총회 기간 중 파리 시내에 ‘부산은 준비돼 있습니다(BUSAN is READY)’라는 문구와 부산엑스포 로고 등을 래핑한 한국 대표단 이동 차량 10대를 띄운다. 현대차 아이오닉 5·6, 기아 EV6 등이 루브르박물관과 에펠탑 등 파리의 주요 관광 명소 주변에서 운행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들 전기차가 전 세계 주요국에서 ‘올해의 차’ 수상을 휩쓴 만큼 부산이 내세우는 ‘탄소중립’ 슬로건을 효과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과 이시레 몰리노 지역 BIE 총회장 인근에 부산엑스포 응원 광고 110여 개를 내걸었다.

파리 이어 하노이행…尹 정부 최대 경제사절단

총수들은 프랑스 방문에 이어 22일부터 2박3일간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에도 동행한다. 경제사절단은 205명 규모로, 윤석열 정부 들어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베트남이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제1의 대(對)한국 투자 파트너인 만큼, 사절단은 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투자 확대 방안과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한편 내달 초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이재용 회장이 참석할지도 주목된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코가 미 중서부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일주일간 개최하는 비공식 사교 모임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나 파트너십 등 굵직한 비즈니스가 성사되면서 유명해졌다. 올해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한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7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팀 쿡 애플 CEO와 만난 모습. 중앙포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7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팀 쿡 애플 CEO와 만난 모습. 중앙포토

이 회장은 2002~2016년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왔다. 2014년엔 팀 쿡 CEO와 만난 뒤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올해 콘퍼런스 참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선밸리는 연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2017년)이라고 밝혔던 만큼, 재계는 이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 차원에서 올해 참석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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