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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체육계 영웅 띄우던 北...아시안게임 참가 신청 마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서널 엑스포(지엑스포) 역도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77kg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북한 최전위와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김우재가 시상대에 나란히 올라가 있다. [뉴스1]

23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서널 엑스포(지엑스포) 역도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77kg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북한 최전위와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김우재가 시상대에 나란히 올라가 있다. [뉴스1]

북한 매체가 최근 스포츠 열기를 전하는 기사를 자주 보도하는 가운데 북한이 오는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안게임 참가를 계기로 3년간 닫혔던 북중 국경 봉쇄가 완전히 풀리고, 인적 왕래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참가 대상인 45개 국가·지역이 모두 출전 신청했다"고 밝혔다. 북한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아시안게임 출전 대상인 북한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 신청했음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200명 규모의 선수단을 등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북한 매체에서 역대 체육계 영웅과 신예 선수들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가 늘어난 점도 북한의 국제 스포츠 무대 복귀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외 선전매체 '내나라'는 2015년부터 3년간 각종 국제 경기에서 우승한 다이빙 선수 김국향, 1990년대 금메달 18개를 휩쓸고 2000년대 초반에는 북한 선수단 감독을 맡아 국제무대를 누빈 태권도 선수 김영순의 활약상을 재조명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최근 국가대표선수 양성·훈련을 담당하는 북한 4·25 체육단 소속 김진혁·리영진(축구), 정성일(농구), 리강숙·김철혁(역도) 등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을 소개했다.

최근 잇단 미사일 발사로 한미일과의 갈등이 고조한 상황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국제대회 복귀 무대로 삼음으로써 개최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북중 관계를 공고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면 전례에 비춰 비중 있는 인사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도 함께 파견돼 외교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 9일 쿠바에서 개막한 국제역도연맹(IWF) 그랑프리 대회 출전자 명단에 14명의 선수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 불참했다. 사전 도핑 테스트를 실시할 국제 통제관 입국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서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역도대회에 불참한 배경에 대해 숙박비나 항공권 등 높은 출전 비용, 쿠바에서 유행 중인 뎅기열에 대한 우려, 대북 제재에 따른 장거리 여행 어려움 등을 꼽았다.

앞서 이달 초 선양과 단둥의 대북 무역상들 사이에서는 "북한 역도 선수들이 수일 내 전용 여객열차로 중국으로 넘어와 쿠바로 갈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북중 국경 봉쇄가 해제되고 인적 왕래도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단둥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쿠바 역도대회 출전이 불발되면서 북중 국경 봉쇄 해제 임박설이 수그러들었다"며 "이달 내 개방은 어렵다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 최고위층이 국경 개방을 최종 승인했으나,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기가 늦춰진 것으로 전해진다"며 "평양 등 북한 내에서도 코로나19가 다시 번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북한이 더욱 긴장한다는 소식도 들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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