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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지표 둔화 속 소비 늘어 ‘골디락스’ 기대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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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호 06면

물가 안정 속에 경제는 성장하는 ‘골디락스’(goldilocks) 기대감이 미국에서 번지고 있다. 물가를 끌어올린 주 원인이었던 고용시장 과열이 잦아들기 시작한 가운데 소비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6만2000건으로 전주(지난달 28일~3일)와 동일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2차로 확산했던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시장이 예상했던 수치(25만 건)보다도 많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한(계속 실업수당) 건수(177만5000건)는 1주일 전과 비교해 2만 건 늘었다.

원래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는 경제에 좋지 않은 신호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그만큼 더 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업수당 건수는 다른 고용지표의 선행 지표 역할도 한다. 실업수당을 새로 청구한 사람이 늘면, 보통 시차를 두고 신규 취업자 수 등 고용지표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이런 고용시장 둔화 조짐은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자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릴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근거가 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이번 실업수당 통계는 ‘고용 활황→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예전보다 느슨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고용은 다소 식어가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강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0.4%)만큼은 아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0.2%)보다는 높았다.

미국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경제 성장에서 소매판매를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보는 이유다. 최근에는 고금리와 높은 물가 상승세로 소비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지표는 여전히 ‘파란불’이다. 실업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고용시장이 탄탄하고, 코로나19로 늘어난 저축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아 소비 여력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 침체가 쉽게 오지 않을 거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웰스파고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연내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라며 “침체가 온다면 내년 초일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35%→25%로 낮췄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4일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올해 미국 GDP 성장률 0.4→1%로 대폭 상향하고, 연말 물가 수준은 3.2→3.1%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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