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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500m 오르면 프랑스 거리, 구시가지엔 일본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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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베트남 호이안을 가면 낭만적인 구시가지를 산책하고 도시 근교에서 동·서양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호이안 구시가지.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베트남 호이안을 가면 낭만적인 구시가지를 산책하고 도시 근교에서 동·서양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호이안 구시가지.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베트남 중부의 호이안은 한국인 관광객에게 당일 여행지로 인기 높은 소도시다. ‘경기도 다낭시’라 불릴 만큼 친숙한 다낭에서 가까워서다. 반대로 여행해도 괜찮다. 번잡한 다낭을 피해 호이안 해변 숙소에 머물며, 틈틈이 근교를 여행하는 방식 말이다. 기원전부터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호이안은 역사와 미식, 휴식을 두루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여행지다.

호이안의 관광 일번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5월 말, 구도심을 관통하는 투본 강은 색색의 연꽃 모형을 실은 조각배로 가득 차 있었다. 불교 국가 베트남은 한국처럼 부처의 탄생을 기린다. 관광객이 소원을 빌며 강에 띄운 ‘소원초’를 감상하며 걷다 보니 구도심 중심에 떡하니 자리한 일본 다리(내원교)가 나타났다. 1500년대 후반에 일본인 수백 명이 살았던 흔적이다.

16세기 일본인 이주민이 만든 내원교.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16세기 일본인 이주민이 만든 내원교.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인력거가 줄지어 다니는 골목에서는 중국을 만났다. 과거 중국인이 해신(海神)으로 받들었던 천후성모와 관우를 모신 ‘푸젠 화교회관’이 나타났다. 근대 서구의 영향도 느낄 수 있었다. 가이드 라이 탄 망은 “노란색 벽의 고택과 가죽공예 상점이 즐비한 건 20세기 초 베트남을 지배했던 프랑스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바나힐스 정상부에 있는 골든 핸즈 브릿지와 프랑스 마을의 전경.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바나힐스 정상부에 있는 골든 핸즈 브릿지와 프랑스 마을의 전경.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호이안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바나힐스는 1919년 프랑스가 건설한 일종의 휴양지다. 5.8㎞ 길이의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485m 정상부에 도착했다. 탁 트인 안남산맥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거대한 손이 다리를 떠받친 모양의 ‘골든 핸즈 브릿지’를 지나니 고딕 양식의 생드니 성당을 비롯해 제법 진짜 같은 프랑스 거리가 나타났다. 길 끝자락에서 ‘린쭈아린뜨 불교 사당’과 9층 석탑인 ‘린퐁탑’을 마주쳤다. 높은 언덕에도 어김없이 여러 문명의 흔적이 서려 있었다.

바나힐스 정상부에 있는 골든 핸즈 브릿지와 프랑스 마을의 전경.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바나힐스 정상부에 있는 골든 핸즈 브릿지와 프랑스 마을의 전경. 허정원 기자,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베트남은 무척 덥다. 5월 말에 30도 후반, 습도 80%에 달하는 찜통더위를 겪으니 낮에는 리조트에 머무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머문 ‘포시즌스 리조트 남하이’는 포브스가 세계 6대 해변으로 꼽은 하미해변과 안방해변을 끼고 있어 망중한을 누리기 좋았다.

포시즌스 리조트 남하이는 호화로운 시설과 다양한 체험을 즐기기 좋은 숙소다. 리조트는 100여개 풀 빌라와 올림픽 대회 규격의 수영장도 갖췄다.

포시즌스 리조트 남하이는 호화로운 시설과 다양한 체험을 즐기기 좋은 숙소다. 리조트는 100여개 풀 빌라와 올림픽 대회 규격의 수영장도 갖췄다.

‘굿나잇키스투 디어스’ 프로그램에서 띄워 보낸 소원초.

‘굿나잇키스투 디어스’ 프로그램에서 띄워 보낸 소원초.

리조트가 운영하는 ‘마음 챙김’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 저녁 시간, 노을을 보며 자연에 손편지를 썼다. 자연의 주파수와 가깝다는 432Hz의 싱잉볼 연주와 향초 냄새가 곁들여져 마음이 차분해졌다. 오전에는 요가도 체험했다. 린다 고 포시즌스 리조트 홍보 디렉터는 “프로그램 전반이 베트남 불교 지도자 틱낫한의 정신을 본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셰프가 진행하는 요리 강습.

셰프가 진행하는 요리 강습.

리조트 마당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하미해변.

리조트 마당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하미해변.

호이안에서 맛본 음식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했다. 매운 커리소스를 곁들인 적색퉁돔 튀김, 바다포도를 얹은 생굴 등 해산물 요리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포시즌스 리조트 안에는 허브 40여 종을 비롯한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장이 있다. 레몬그라스·바질 같은 이국적인 채소 향을 맡아보고 요리도 배워보니 베트남 음식에 대한 흥미가 커졌다. 육수를 우리고 여러 소스를 섞어 양념으로 쓰는 방식이 한식과 닮았을뿐더러, 동남아 음식 특유의 향이 세지 않아 좋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여행정보=인천에서 베트남 다낭까지는 비행기로 4시간 걸린다. 베트남은 무비자로 최대 14박15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포시즌스 리조트 남하이 투숙객은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조식, 공항 왕복 교통편과 시내 셔틀버스, 개인 비서 서비스도 무료다. 바나힐스 투어(45만원), 요리 강습(16만원)은 별도 요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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