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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이엔드]샤넬을 롯데百 지하층으로 밀어냈다…화장품도 신명품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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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명품’ 바람이 거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외에도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를 새로운 명품으로 인식하고, 이를 소비하는 움직임이다. 패션에서는 이미 ‘톰브라운’ '아미' 등 브랜드가 신명품으로 불리며 시장에서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뷰티업계 역시 이 흐름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명품 브랜드 찾기에 나서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초부터 뷰티 존 리뉴얼에 나섰다. 지하 1층에 공간을 늘리고 입점 브랜드를 재배치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발길을 잡아 끌 만한 새로운 브랜드 공수에 신경 썼다. 지난 5월 초 새로 입점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 ‘폴라(POLA)’가 대표적이다. 일본에서 3대 프레스티지 브랜드 중 하나로 손꼽히는 폴라는 이번이 첫 한국 내수 시장 진출이다. 한국 첫 매장임에도 명성에 걸맞게 1층 화장품 존의 가장 좋은 자리인 샤넬 화장품 매장 자리를 차지했다. 샤넬 뷰티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노화·미백 관리에 집중한 100년
일본 프레스티지 화장품 폴라(POLA) 

일본 프레스티지 화장품 브랜드 폴라의 'B.A 밀크 N'. 에피게놈 기술과 황금 누에고치 추출 성분 등으로 항당화, 안티에이징 케어가 가능한 화장품이다, [사진 폴라]

일본 프레스티지 화장품 브랜드 폴라의 'B.A 밀크 N'. 에피게놈 기술과 황금 누에고치 추출 성분 등으로 항당화, 안티에이징 케어가 가능한 화장품이다, [사진 폴라]

폴라는 1929년에 설립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브랜드다. 일본 화장품 그룹 '폴라 오르비스'의 대표 브랜드로, 연매출이 1200억 엔(약 1.2조원)에 달한다. 창업자 스즈키 시노부가 아내의 거칠어진 손을 보고 고급 핸드크림을 만든 게 시작이다. 이들의 철학은 ‘사람이 사람에게 최선의 것을 전달한다’는 것. 전문 카운셀러가 고객의 피부와 생활을 직접 묻고, 실제로 본 뒤 올바른 사용법을 직접 전달하는 것을 운영 방침으로 삼는다.
폴라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품질이다. 오이카와 미키 폴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0일 있었던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품 품질이 100년에 가까운 브랜드 역사를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우리는 끊임없이 피부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얻은 최신의 결과를 바탕으로, 성분을 찾고 처방을 개발해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에이징 케어(노화 관리)와 브라이트닝(미백)에 대해서는 다수의 특허 기술과 성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세계 화장품 업계에서 독보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이들의 기술력을 입증해주는 증거이기도 한 ‘링클샷 메디컬 세럼’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주름 개선 의약외품으로 인정받은 첫 일본 화장품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출시 후 지금까지 약 450만개가 팔려 나갔는데, 누적 매출액만 669억 엔(약 6247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제품은 국내에선 판매하지 않는다. 국내 유통을 위해선 주름 개선 효과에 대해 식약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성분을 공개할 시 기술력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한국 유통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일본 화장품 중 처음으로 일본 후생노동성에 주름 개선 의약외품으로 인정받은 '링클샷 메디컬 세럼'. [사진 폴라]

일본 화장품 중 처음으로 일본 후생노동성에 주름 개선 의약외품으로 인정받은 '링클샷 메디컬 세럼'. [사진 폴라]

노화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다 
연구에 기반을 둔 화장품을 만들다 보니, 이들은 피부 노화 관리에 대한 접근법이 남다르다. 한국 시장 첫 진출에 야심 차게 내놓은 안티에이징 화장품 ‘B.A(Bio Active)’ 라인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폴라는 나이가 들며 쌓이는 경험을 미래의 가능성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에이지빌리티(Agebility)’라 명명했는데,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인생의 가능성을 넓혀간다’는 긍정적 인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념이다. B.A 라인은 바로 이 개념을 기반으로 만든 화장품으로, 1985년 출시해 지금까지 일본의 많은 매체에서 ‘베스트 코스메틱 1위’를 331번이나 받았다.
B.A 라인은 에피게놈(후성유전물질) 과학과 항당화 연구의 결정체다. 특히 노화된 피부 세포가 젊은 세포로 바뀌는 과정을 시작하게 하는 물질인 ‘LINC00942’를 발견해 이를 통해 안티에이징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다른 주요 효과인 항당화는 말 그대로 몸에 당 독소가 쌓이는 당화현상을 막아준다. 피부가 당화되면 탄력을 잃은 뿐 아니라 표면이 푸석하고 갈색으로 변한다.

B.A 밀크 N에 리프팅 효과를 더한 B.A 밀크 폼.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품절될만큼 인기를 끌었다. [사진 폴라]

B.A 밀크 N에 리프팅 효과를 더한 B.A 밀크 폼.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품절될만큼 인기를 끌었다. [사진 폴라]

B.A 크림 N. 피부에 수분을 효과적으로 공급해 촉촉하고 윤기 있는 피부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탄력 관리에도 도움을 줘 일명 '3D 아트 리프팅 크림'으로 불린다. [사진 폴라]

B.A 크림 N. 피부에 수분을 효과적으로 공급해 촉촉하고 윤기 있는 피부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탄력 관리에도 도움을 줘 일명 '3D 아트 리프팅 크림'으로 불린다. [사진 폴라]

클렌징에 사용하는 B.A 워시 N. 클렌징 후에도 피부 각질층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다음 단계에 바르는 화장품의 침투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사진 폴라]

클렌징에 사용하는 B.A 워시 N. 클렌징 후에도 피부 각질층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다음 단계에 바르는 화장품의 침투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사진 폴라]

에피게놈 기술, 황금 누에고치로 안티에이징 케어 
이렇게 탄생한 B.A 라인의 핵심 상품은 ‘B.A 밀크 N’이다. 폴라가 개발한 황금 누에고치 추출물을 통해  피부 탄력과 볼륨을 집중 공략한 안티에이징 에센스다. 황금 누에고치는 일반 누에고치의 0.00001%밖에 생산되지 않는 희귀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희소성 있는 성분이지만 에피게놈 기술과 만나 피부에 수분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고 탄력을 되찾는 것을 돕는다. 지난 4월엔 일본에서 B.A 밀크 N에 리프팅 효과를 더한 ‘B.A 밀크 폼’이 출시됐는데, 제품이 공개되자마자 일본을 포함해 폴라가 진출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품절됐다. 국내에선 지난달 초 선보인 후 한 달 만에 입고 물량이 모두 팔려 나갔다. 브랜드 측에 따르면 오는 7월 폴라 매장과 온라인몰에 다시 들어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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