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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둘째주 '전력 피크' 온다…'원전 확대'덕에 공급 안정 전망

중앙일보

입력

서울 한 건물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연합뉴스

서울 한 건물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연합뉴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큰 가운데 8월 둘째 주에 최대 97.8GW의 '전력 피크'를 찍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신한울 1호기 등 원전을 통한 전력 공급을 늘려 냉방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내용의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기상 패턴 변화, 냉방 등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춘 여름 전력수급 대책 기간은 6월 26일~9월 15일로 잡았다. 이른 무더위에 대비해 지난해보다 1주일 앞선 6월 5주차부터 상황실 운영 등에 나서는 한편, 종료 기간도 1주일 연장했다.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는 8월 둘째 주 평일 오후 5시께 92.7~97.8GW 수준으로 예측됐다. 더운 날씨 때문에 지난해 최대수요(93GW·7월 7일)와 유사하거나 더 높아질 거란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8월 평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은 각각 40%로 낮을 확률(20%)보다 크다. 최대 전망치인 97.8GW는 2018년 8월 태풍 '룸비아' 때처럼 남부가 흐리고 중부는 맑아 태양광 출력 감소, 냉방 수요 증가 등이 함께 발생하는 걸 가정했다. 최근 여름 전력 최대 수요는 2020년 89.1GW, 2021년 91.1GW, 지난해 93GW 등으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산업부는 수요 증가에도 공급 능력이 함께 늘면서 전력 수급 상황은 안정적일 거라고 내다봤다. 전력 최대공급능력은 지난해보다 6.7GW 증가한 106.4GW로 집계됐다. 여기엔 원전 기여도 확대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한 신한울 1호기가 있는데다 기존 원전의 고장·정비 물량도 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전의 공급능력은 지난해 7월 7일 당시 20.5GW에서 올해 8월 둘째 주 23.3GW로 2.8GW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태양광과 연계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충·방전 시간 조정으로 전력 수요가 몰리는 오후 5~6시에 0.5GW 이상의 공급 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급 예비력은 8월 둘째 주 기준 8.6~13.7GW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이 추가되면서 올여름 전력 공급 능력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때 이른 더위나 태양광 발전 부진, 발전 설비 고장 등의 변수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정부는 비상시엔 석탄 발전 출력 상향, 기업 등의 수요 감축(DR) 같은 예비 자원(최대 7.6GW)을 사용할 계획이다.

13일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 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13일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 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산업부는 공급 확대 외에 에너지캐시백 강화, 하루 1㎾h(킬로와트시) 줄이기 캠페인, 공공기관 실시간 사용량 모니터링 같은 수요 감축 방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14일 강경성 2차관이 "3분기(7~9월)는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전기료 현실화는 멀어지는 모양새다. 수요 감축에 제일 효과적인 '요금 시그널'이 작동하지 않으면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창의융합대학장은 "3분기 전기료의 대폭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더위가 계속 이어지면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확 늘어날 수 있다. 현재로선 전력 공급에 여유가 있긴 하지만, 수요 쪽 변수가 큰 만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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