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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원 들어갈 땐 엄지척…판사 앞선 안절부절 못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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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연방법원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무죄’라고 적힌 티셔츠를 깃대에 꽂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그의 지지자.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연방법원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무죄’라고 적힌 티셔츠를 깃대에 꽂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그의 지지자. [AFP=연합뉴스]

국가기밀 불법 반출 및 사법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한 13일(현지시간) 미국 사회는 다시 둘로 쪼개졌다. 트럼프 지지자들과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빚어낸 분열상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5분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자신의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을 출발해 법원으로 향했다. 이동하는 동안 소셜미디어에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슬픈 날 중 하나” “마녀사냥!!!” 등의 글을 올렸다. 그를 태운 차량이 오후 2시쯤 법원에 들어섰을 때 그는 지지자 수백 명을 향해 손을 흔들고 엄지를 들어보이며 인사했다.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선거 유세장에 등장하는 후보 같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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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법원 주변은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수백 명이 뒤섞여 혼잡했지만 충돌은 없었다. 한쪽에선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사람들이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과 피켓을 들었다. 다른 쪽에선 ‘그를 감옥에 가두라’고 적힌 피켓을 든 이들이 맞불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SS)의 안내를 받으며 오후 2시48분쯤 기소인부(認否) 절차를 밟기 위해 법원 건물 13층 법정 안에 들어섰다. 법정에서 그는 자신에게 적용된 37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판사가 공소 내용을 설명하는 동안 트럼프는 팔짱을 끼고 의자에 몸을 구부리고 앉아 몇 가지 대목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등 우울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변호인 측에 대한 청문 절차는 47분 만에 끝났다. 법정에 서기 전 지문 날인 절차는 진행했지만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 촬영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생략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선거 후원금을 요청하는 단체 e메일을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 마련한 연설 무대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검찰 기소를 두고 “가장 사악하고 악랄한 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차기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쫓을 특검을 임명할 것”이라며 정치보복을 예고했다. 그는 “2024년 11월 5일(차기 대통령 선거일) 정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말로 약 30분간의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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