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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치이고도 살았는데…반달가슴곰 '오삼이' 포획 중 숨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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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폐사한 반달가슴곰 오삼이. 사진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연합뉴스

지난 13일 폐사한 반달가슴곰 오삼이. 사진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연합뉴스

이른바 ‘반달가슴곰계 콜롬버스’라고 불리던 8세 수컷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폐사했다.

환경부는 오삼이(관리번호 KM-53)가 13일 경북 상주시에서 폐사했다고 14일 밝혔다. 오삼이는 관리번호에서 딴 별명으로 관리번호 ‘KM-53’는 ‘국내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반달가슴곰’을 의미한다.

오삼이는 2015년 1월 태어나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다. 이후 한반도 중남부를 종횡무진 누비며 살았다. 2017년 6월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서 발견되며 유명세를 탔고 2018년 5월에는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나들목 인근에서 버스에 치이면서 발견됐지만 수술을 받고 회복했다.

오삼이 주 활동 지역은 덕유산·가야산·수도산·민주지산 등이었다. 올해는 지난 3월 29일 가야산에서 겨울잠을 깬 뒤 어린이날까지 가야산·수도산·민주지산에서 활동했고 이후 5월 10일까지는 충북 영동군과 옥천군 일대, 그 다음에는 가야산에서 70㎞ 떨어진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 일대에서 활동했다.

오삼이의 활동반경이 유독 넓은 이유로는 나이가 어려 지리산 짝짓기 경쟁에서 밀렸난 점과 타고난 모험심 등이 꼽힌다.

오삼이는 사고를 많이 쳐 ‘관심곰’으로도 주목받았다. 2021년~2022년 반달가슴곰이 일으킨 재산피해 76건 가운데 68%인 52건을 오삼이가 일으켰다. 지난달엔 충북 옥천군 한 농가에서 벌통 6개를 부순 뒤 꿀을 먹고 달아나기도 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 13일 상주시 민가와 경작지 인근에서 오삼이가 출몰한 것이 목격됐고 같은 날 늦은 오후 민가에서 1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삼이가 민가 가까이에 오면서 피해가 우려되던 때 마침 오삼이의 활동을 추적할 발신기 배터리 교체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공단은 올해 4월부터 오삼이를 포획하기 위해 시도했는데 오삼이는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포획하는지 잘 아는 터라 쉽지 않았다.

지난 13일 오삼이는 마취총에 맞고도 도망쳤고 이후 계곡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결국 숨졌다.

공단 관계자는 “오삼이가 마취되는 중에 이동하다가 힘이 빠지면서 계곡 쪽으로 쓰러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오삼이의 폐사로 야생에서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86마리에서 85마리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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