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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주축’이었던 갑종장교를 아시나요...육군, 초청 행사 열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종장교 출신 노병들을 위한 초청 행사가 1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렸다. 한때 육군의 주축을 이뤘다 지금은 명맥이 끊긴 이들 갑종장교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다.

육군은 이날 이장흠 갑종장교 전우회장 등 갑종장교 11명을 초청해 의장행사를 시작으로 환담, 오찬, 계룡대 영내 투어,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등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박정환 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선 갑종장교들을 향한 감사 영상을 제작해 선배 전우들에게 헌정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육군 관계자는 “갑종장교들이 누구이고,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가 잊혀가고 있다”며 “갑종장교의 국가와 군을 위한 헌신이 재조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 갑종장교전우회 초청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육군군악의장대대를 사열하고 있다. 육군

1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 갑종장교전우회 초청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육군군악의장대대를 사열하고 있다. 육군

갑종장교는 창군 초기 초급 장교의 수요가 늘어나자 육군이 단기로 훈련한 뒤 각 부대에 투입한 장교들이다. 갑종장교의 역사는 1950년 1월 육군보병학교에 입교한 1기에서 시작됐다. 이후 2기가 입교한 뒤 6·25 전쟁이 일어났고 이들 1·2기는 임관도 하기 전 사관후보생을 나타내는 ‘사(士)’ 표지만을 단 채 바로 전선에 투입됐다

전우회에 따르면 6·25 전쟁에 참전한 장교 3만3012명 가운데 갑종 출신은 약 32%인 1만550명에 달했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활약은 계속돼 2만2403명 참전 장교 중 갑종 출신은 1만4712명으로 65.7%를 차지했다. 이처럼 한국 현대사의 주요 전장에서 갑종장교들은 소대장·중대장급 지휘관을 맡으며 주축을 이뤘다.

1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 갑종장교전우회 초청행사에서 박정환육군참모총장(오른쪽 여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육군

1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 갑종장교전우회 초청행사에서 박정환육군참모총장(오른쪽 여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육군

여기엔 전공과 희생이 따랐다. 태극무공훈장을 받은 3명을 포함해 5342명의 갑종장교가 무공훈장을 받았다. 갑종장교 중 전사자는 6·25 전쟁에서 805명, 베트남 전쟁에서는 174명, 대침투작전에서 5명 등 988명이다.

갑종장교 제도는 1969년 8월 30일 임관한 230기를 마지막으로 모두 4만5424명의 육군 장교를 배출한 뒤 육군 제3사관학교에 그 역할을 넘겼다. 1979년 12·12 군사반란 때 항전을 벌였던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 2003년 2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제38대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조영길 전 장관 등이 갑종장교 출신이다.

육군은 갑종장교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우수 전투 소대장을 선발해 동춘상을 선발·포상하고 있다. 이 상은 베트남 전쟁 중 안케패스 전투 고지탈환 작전 시 전사한 갑종장교 230기 임동춘 대위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이장흠 전우회장은 “노병을 잊지 않고 초청하여 성대하게 환대해준 육군에 감사하다”며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준비하고 대비해야 지켜낼 수 있으니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불철주야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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