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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만한 케이블, 이제 로봇팔이 전기차 충전…장애인도 손쉽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시가 공영주차장에 무인 로봇팔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공영주차장에 무인 로봇팔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진 서울시

로봇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대가 왔다. 이에 따라 장애인·임산부 등도 손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13일 “로봇이 비대면·비접촉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무인 로봇충전 시스템’ 전기차 충전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제조 기업이 연구·시연을 위해 로봇 충전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상용화 차원에서 로봇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실증 사업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신방화역 공영주차장에 구축

무인 로봇충전기가 스스로 충전 단자를 찾고 있다. 사진 서울시

무인 로봇충전기가 스스로 충전 단자를 찾고 있다. 사진 서울시

현재 전기차 충전은 주로 이용자가 케이블을 직접 차에 연결하는 방식(플러그인·plug-in)을 쓴다. 하지만 충전케이블이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충전 속도가 빠른 초급속충전 시설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1회 충전 시 447㎞를 주행할 수 있는 BMW 스포츠유틸리티 전기차 ix 50은 완속 충전하는데 10시간 40분이 걸리지만,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35분 만에 가능하다. 급속충전기는 전선이 팔뚝만큼 두꺼운 데다 무거워서 한 손으로 들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장애인·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충전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서울시는 강서구 방화동 신방화역 환승 공영주차장에 오는 9월까지 차 3대를 동시 충전할 수 있는 로봇 충전기를 설치한다. 로봇팔이 레일을 타고 움직이면서 충전기를 충전구에 꼽는다. 오는 9월부터 2년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 정순규 친환경차량과장은 “장애인 전기 승용차 수요는 늘어나는데 편리하게 충전할 공간은 부족했다”며 “교통약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무인 로봇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애인이 무인 로봇 충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서울시

장애인이 무인 로봇 충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서울시

로봇팔이 충전구 식별해 자동충전

서울시가 공영주차장에 무인 로봇팔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공영주차장에 무인 로봇팔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진 서울시

로봇팔 충전기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충전구역에 주차한 후 전기차 충전구 덮개를 열면 된다. 다음엔 로봇팔이 알아서 충전구를 찾는다. 이때 레이저 신호를 이용하는 기술(라이다·Lidar)과 3차원 공간을 감지·추적·분석하는 기술(3D 비전 시스템)을 활용한다. 충전이 끝나면 역시 무인 로봇팔이 충전기를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서울시는 충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파워뱅크를 설치했다. 파워뱅크는 일종의 변압기다. 전기가 즉시 충전단자에 꽂히지 않고, 파워뱅크가 중간에 전력을 나눠준다. 덕분에 로봇팔이 전기차 3대까지 동시 충전이 가능하다. 이경주 그린카충전기획팀장은 “향후엔 로봇팔이 20대까지 동시 충전하는 시스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일단 장애인·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회원제로 운영한다. 이용자 충전 패턴이나 만족도를 분석해 충전 서비스 개발에 적용하고, 향후 이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충전요금부터 주차요금까지 결제가 가능한 자동 정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일정 기간 교통약자 회원을 대상으로 충전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미래 충전 모델 적합성을 검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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