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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 위성 발사시 단호히 대응…군 당국도 대응 살펴볼 것”

중앙일보

입력

김건(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 DC=김형구 특파원

김건(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 DC=김형구 특파원

북한이 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한ㆍ미 양국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이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음을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한국과 미국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만나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양국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대북 공조 업그레이드 방안을 논의한 뒤 특파원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김건 본부장은 “한ㆍ미는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ㆍ미 양측은 특히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보다 확실하게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북한이 국경을 재개방하려는 움직임 속에 그간 이행하지 못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김 본부장은 “한ㆍ미는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해 나가고 있다”며 “북한의 주 수입원으로 부상한 불법 사이버 활동 대응을 위해 지난해 8월 한ㆍ미 실무그룹을 출범해 북한의 불법 사이버 수익 상당분을 동결ㆍ환수했고 지난 2월에는 우리 정부 최초의 사이버 독자 제재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한ㆍ미 양측은 한국이 내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안보리 차원의 북핵 문제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에는 한ㆍ미ㆍ일 3국이 동시에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며 “더 이상 안보리가 북한의 도발에 침묵하지 않도록 3국이 함께 적극적인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핵 문제가 북한의 인권 및 민생과 직접 연관돼 있다는 인식 하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공조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가 취임하면 한ㆍ미 간 공조가 한층 밀도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실패한 정찰위성의 추가 발사 시기와 관련해 김 본부장은 “언제 하더라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도록 하는 게 저희 목표”라고 말했다. 성김 대표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의 또 다른 시도에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실제 추가 발사 도발을 할 경우의 구체적인 대응과 관련해 성김 대표는 “한ㆍ미 양국 간, 그리고 한ㆍ미ㆍ일 3국 간 고위급 소통이 있을 것이고 여기에는 물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활동은 안보리 결의에 대한 직접적 위반이므로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 군 동료들도 북한의 위협 증가에 대응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을 다녀온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만나 방중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면서 “블링컨 장관이 방중하면 당연히 북핵 문제도 논의될 것이며 그런 논의는 모두 한ㆍ미 간 긴밀한 조율 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성김 대표는 “블링컨 장관은 북한 비핵화에 진전을 이루고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중국이 그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우리와 협력해야 할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김 대표는 “팬데믹 봉쇄 이후 개방을 고려하고 있는 북한에서 수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해외로 인력을 보내는 것이고 이는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며 “우리는 국제 파트너와 협력해 이 문제를 막기 위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노력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최근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의 평가에 대해 성김 대표는 “정보 평가를 공유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북한이 위험한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을 계속 개발하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용의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해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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