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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하나 없는 김은중호, 조직력 빛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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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이스라엘과의 3·4위전에서 주장 이승원(오른쪽 둘째)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터트리자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한국은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라플라타(아르헨티나)=연합뉴스]

이스라엘과의 3·4위전에서 주장 이승원(오른쪽 둘째)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터트리자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한국은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라플라타(아르헨티나)=연합뉴스]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U-20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끈 한국은 12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3·4위전에서 이스라엘에 1-3으로 져 4위로 일정을 마쳤다. 전반은 팽팽한 접전 속에 1-1로 마쳤다. 전반 19분 이스라엘 란 빈야민에게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5분 만에 이승원(강원)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승부는 후반 막판 갈렸다. 후반 31분과 41분 상대 선수 오메르 세니오르와 아난 칼라일리에게 연속 골을 내주면서 스코어가 두 골 차로 벌어졌다. 최종 순위 4위로 모든 일정을 마친 한국은 이번 대회 7경기를 3승2무2패로 마감했다. 준우승을 거둔 지난 대회(2019년 폴란드) 성적에는 못 미쳤지만,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을 달성하며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국제 무대에 과시했다.

이승원

이승원

대회 개막에 앞서 한국 대표팀은 ‘언더 독’ ‘골짜기 세대’로 불렸다. 스타 선수의 부재로 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끈끈한 팀워크를 앞세워 FIFA 주관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을 이뤄냈다. 그동안 흙속에 가려져 있던 유망주를 대거 발굴한 것도 뜻밖의 소득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샛별은 7개의 공격 포인트(3골 4도움)를 기록하며 브론즈볼(MVP 3위)을 수상한 주장 겸 미드필더 이승원(강원)이다. 한국 축구 각급 남자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 대회에서 개인상을 받은 건 이승원이 세 번째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홍명보(현 울산현대 감독)가 브론즈볼을 받은 게 최초다. 이어 지난 2019년 이 대회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골든볼(대회 MVP)을 받았다.

숫자로 보는 김은중호의 4강행

숫자로 보는 김은중호의 4강행

이승원은 한국 대표팀의 주장 겸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7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4년 전 이강인이 기록한 6개(2골 4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뛰어넘어 한국 남자 선수 중 FIFA 주관 국제대회 최다 공격 포인트 신기록을 세웠다. 이승원은 한국이 치른 7경기 중 조별리그 감비아전(0-0무)을 제외한 나머지 6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승원은 “이 상은 동료들과 함께 이룬 업적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3·4위전에 앞서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그동안 쌓인 게 있다면 그라운드에서 다 풀고 나오자’는 다짐을 했다. 후회 없이 경기 했고, 동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중호 전적

김은중호 전적

든든한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영준(김천), 잇단 선방쇼로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한 골키퍼 김준홍(김천), FIFA가 이번 대회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인정한 배준호(대전), 1m78㎝의 신장으로 탄탄한 수비를 펼치면서도 2골을 기록한 ‘한국의 칸나바로’ 최석현(단국대) 등도 이번 대회에서 발굴한 보석이다. 전술가 겸 승부사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한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김은중 감독부터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이번 대회 출전한 우리 선수단 모두가 MVP라 할 만 하다”면서 “해외 클럽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들이 여러 명 있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들인 만큼 이 선수들이 기량을 갈고 닦아 더욱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20세 이하 한국 대표팀은 오는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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