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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만 금리인상 멈춤?…'투 리틀'과 '투 머치'서 고뇌하는 Fed

중앙일보

입력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앞두고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다음 달에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Fed가 기준금리 일시 동결로 시간만 벌었을 뿐 긴축 기조를 아직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라서다. 한국은행 등 통화당국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6월은 동결이 7월은 인상이 ‘대세’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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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4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73.6%에 달했다. 그러나 한 달 후인 다음 달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확률을 68.4%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53.3%, 0.5%포인트 인상확률도 15.1%나 됐다.

시장 참여자들이 한 달의 기간을 두고 서로 다른 예측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혼선의 주 이유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과소(too liittle) 긴축인지, 과잉(too much) 긴축인지에 대한 Fed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은행 위기 과잉 긴축 vs 노랜딩 과소 긴축

대표적 분야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해 촉발한 은행 위기에 대한 평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은 은행 위기로 인해 신용 경색 가능성이 커져서, 오히려 현재의 기준금리가 과도한 긴축을 불러올 가능성을 우려한다.

실제 파월 의장은 지난달 벤 버냉키 전 의장과 대답에서 “(은행권 불안)은 신용 조건을 더 엄격하게 만들었다”면서 “금리를 필요한 만큼 인상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도, 은행사태로 인한 신용경색에 경제성장률 등이 둔화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반면 일부 Fed 매파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노랜딩(no landing)으로 불릴 정도로 전례 없이 탄탄해, 물가를 예전 수준으로 돌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거라며, 오히려 최종 기준금리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이달 FOMC에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는 동결하지만, 점도표 상 기준금리 전망치는 오히려 더 올라가는 이른바 ‘매파적 동결(hawkish skip)’을 예상한다.

혼란한 경제지표, 다양한 가능성 열어둬야

기준금리 결정의 근거가 되는 최근 경제지표들도 해석이 엇갈린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비농업 신규고용은 33만9000개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시간당 임금만 놓고보면 전년 동월보다 4.3% 오르면서 예상치에 부합했다. 일자리 수만 놓고 보면 여전히 경기가 활황세라 긴축 고삐를 쉽사리 늦출 수 없다. 하지만 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고임금 노동자는 해고 되고 저임금 노동자는 늘어나는 추세로 해석할 수 있다.

역시 기준금리 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계속 둔화 추세에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물가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혼란한 경제지표와 기준금리에 대한 Fed 오락가락 태도에 금융 불확실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 등 통화당국은 기준금리 동결이나 추가 인상 가능성 모두를 열어 놓고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최근 호주와 캐나다는 깜짝 추가 기준금리 인상 단행하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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