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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기소에도 ‘트럼프 아성’ 굳건…공화당 유권자 지지율 6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버러에서 열린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버러에서 열린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밀문건 불법 반출 혐의로 다시 기소됐지만 공화당 내 그의 아성은 여전히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BS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응답자 가운데 61%가 공화당의 차기 대선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율은 23%로 트럼프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팀 스콧 상원의원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상 4%),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3%)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미국 CBS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응답자 가운데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이 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3%), 팀 스콧 상원의원 및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상 4%),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3%) 순이었다. 사진 미 CBS 홈페이지 화면 캡처

미국 CBS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응답자 가운데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이 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3%), 팀 스콧 상원의원 및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상 4%),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3%) 순이었다. 사진 미 CBS 홈페이지 화면 캡처

공화당 대선후보로 고려 중인 사람을 복수로 고르라는 물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은 이는 75%로 4분의 3을 차지했고, 이어 디샌티스 주지사(51%), 스콧 상원의원(21%), 펜스 전 부통령(16%), 헤일리 전 대사(15%)의 순으로 나타났다. CBS는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7~10일 미국 성인 248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트럼프에 대한 사법 당국의 두 번째 기소가 발표된 뒤인 9~10일 1789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포함시켰다. CBS는 “트럼프는 경쟁자들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트럼프 기소가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확실한 선두 주자인 그의 입지를 훼손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보도했다.

‘이번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라는 물음에 공화당 지지성향 유권자 중 61%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는데, ‘더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14%)이 ‘더 나빠질 것’(7%)이란 답변보다 높게 나왔다. 이번 기소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공화당 지지성향 응답자 76%가 ‘정치적 동기로 이뤄진 기소’를 꼽은 반면 ‘국가안보 리스크’를 꼽은 이는 12%에 그쳤다.

공화-민주 지지성향 따라 여론 양극화 뚜렷

미 abc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지난 9~10일 일반 유권자 9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트럼프에 ‘우호적’이라는 답변 비율이 31%로 같은 업체의 3월 31일~4월 1일 조사치(29%), 4월 6~7일 조사치(25%)보다 높게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반출 혐의에 대해 민주당 지지성향 응답자의 압도적 다수인 86%는 ‘기소됐어야 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성향 응답자의 3분의 2인 67%는 ‘기소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답해 지지 정당에 따라 여론이 양극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혐의에 대해 ‘심각한 일’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61%였는데, 민주당 지지성향은 91%가, 공화당 지지성향은 38%가 심각하다고 답해 역시 입장차를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골프장 주변에서 트럼프 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골프장 주변에서 트럼프 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현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관계 입막음 돈을 주고 회사 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뒤인 지난 4월 2일 발표된 abc-입소스 여론조사와 다르지 않다. 당시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성향 응답자 88%가 ‘기소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성향 응답자의 65%는 ‘기소돼선 안 된다’고 답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검찰의 기소 결정을 “역대 최고의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이상한 방식이긴 하지만 나는 그것을 즐긴다. 여론조사는 지붕을 뚫고 올라가고 있고 소액 (후원금) 모금도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사법 당국을 조롱했다. 자신의 전용기 내에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들썩이는 트럼피스트들 “우린 총기협회 회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마이애미 법원 출두를 앞두고 지지층 규합과 세 과시를 독려 중인 가운데 그를 추종하는 강성 지지자들의 대(對)정부 위협은 위험수위를 넘나들며 미국 사회에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동맹세력은 이번 기소를 ‘전쟁’으로 묘사하며 보복을 요구했고 그들 진영 내 많은 이들의 무기 소지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리 레이크 전 공화당 애리조나 주지사 후보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리 레이크 전 공화당 애리조나 주지사 후보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인 카리 레이크 전 애리조나 주지사 후보는 지난 9일 조지아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메릭 갈랜드(법무장관), 잭 스미스(특검), 조 바이든(대통령)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트럼프에게 가려면 저를 거쳐야 하고 저와 같은 7500만명의 미국인을 거쳐야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미국총기협회(NRA) 카드를 소지한 회원들”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레이크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후보에 석패했었다.

검찰 기소 결정 직후 트위터 글을 통해 “눈에는 눈”이라며 적극적 대응을 예고했던 앤디 빅스 애리조나주 공화당 하원의원은 인스타그램에 “응징이 다가오고 있다”는 문구를 대문자로 써서 올리기도 했다. 강경 보수 선동가인 피트 산틸리는 한 토크쇼에 나와 “(내가) 만약 해병대 사령관이라면 모든 해병대원에게 바이든 대통령을 붙잡아 픽업트럭 뒤칸에 집어넣고 백악관에서 내보내라고 명령할 것”이라고 했다. NYT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이런 반응은 지난 3월 맨해튼 지검에 의해 처음 기소됐을 때보다 더 강렬하고 노골적이다”고 전했다.

‘정치적 폭력’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선출직 인사나 유명 인사가 ‘폭력’이나 ‘위협’을 선동할 때 개인이나 기관에 대한 공격 행위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한다. 미 하원에서 1ㆍ6 사태(2021년 트럼프 추종자들의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 조사특위를 이끈 티모시 히피 수석조사관은 “조사를 위해 인터뷰한 사람들은 정치인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곳에 오라고 해서 의사당에 왔다고 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말이 ‘수사’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듣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정치인들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의 법정 출석을 앞두고 비상이 걸린 마이애미 법원과 경찰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경계 근무를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이애미 치안 당국은 극우 성향 극단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가 13일 법원 주변에서 주최하는 집회를 포함해 친트럼프 집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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