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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질주… 이제는 3강 아닌 4강 체제

중앙일보

입력

11일 SSG를 꺾고 5연승을 달리며 3위로 올라선 NC 다이노스. 연합뉴스

11일 SSG를 꺾고 5연승을 달리며 3위로 올라선 NC 다이노스. 연합뉴스

이제는 '3강' 아닌 '4강' 체제다. NC 다이노스가 상위권 팀들을 차례차례 꺾으며 상위권 판도를 바꿨다.

NC는 11일 창원 SSG 랜더스전에서 8-4로 이겼다. 전날까지 3위였던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4-6으로 졌다. 31승 24패가 된 NC는 롯데(30승 24패)를 0.5게임 차로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1위 SSG와는 3.5게임 차다. SSG, LG, 롯데가 벌이던 선두권 다툼에도 합류했다.

더욱 의미가 있는 건 SSG, LG를 상대로 스윕(3연전 싹쓸이)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6월 2~4일 잠실 3연전에서 LG를 상대로 3연전을 독식하더니, 9~11일 SSG 3연전도 모두 이겼다.

개막 전까지 NC를 주목한 이는 많지 않았다. 야구 전문가들도, 상대 팀도 NC는 '잘해야 중위권' 정도로 생각했다. 2020년 우승 이후엔 7위, 6위에 그치는 등 하락세를 그렸다. 자유계약선수(FA)도 연달아 떠났다. 나성범, 양의지, 노진혁, 원종현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NC는 보기 좋게 예상을 깨트렸다. 4월 초에는 선두로 올라섰고, 이후에도 꾸준히 5할 승률을 유지했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상위권 팀들이 주춤하는 사이 마침내 '4강' 구도를 만들었다.

NC의 가장 큰 강점은 투수력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3.19로 10개 구단 1위. 선발(3.28)도 불펜(3.06)도 안정적이다. NC가 1군에 합류한 2013년 이래 '투고타저' 현상이 가장 강한 올해, NC는 강력한 마운드의 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광주 KIA전에서 투구하는 NC 에이스 페디.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광주 KIA전에서 투구하는 NC 에이스 페디. 연합뉴스

누가 뭐래도 가장 큰 공헌을 세운 건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다. 8연승 행진을 달리며 벌써 10승(1패)을 넘어섰다. 평균자책점 0점대를 기록한 4월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함이 돋보인다. 올 시즌 등판한 12경기 모두 3실점 이하로 막았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1.74로 1위다.

에이스인 페디가 나올 때마다 타선의 득점 지원도 좋다. 선발 투수가 던진 이닝 기준 득점 지원은 6.25점이나 된다. 구단 사상 첫 20승 달성도 가능한 페이스다. NC 최다승 기록은 19승(2015년 에릭 해커, 2020년 드류 루친스키)이다.

페디 외에 두드러진 선발투수는 없다. 부상과 부진으로 여러 차례 선발진이 교체됐다. 하지만 누가 들어가도 제 몫을 한다. 프로 3년차 우완 이용준(9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83)이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대체 자원으로 최근 선발진에 합류한 이재학(2승 1패, 평균자책점 0.72), 최성영(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80)도 호투 행진을 벌이고 있다. 전완부 부상으로 빠진 구창모가 가세하면 더 강해진다.

불펜도 탄탄하다. 김시훈, 김영규, 조민석, 류진욱, 임정호 등 나가는 선수마다 잘 던지고 있다. 송명기가 선발에서 불펜진으로 합류했다. 여기에 대표팀 음주 파문으로 이탈했던 마무리 이용찬까지 돌아오면 더 강해진다.

방망이도 강하다. 팀 타율(0.267), OPS(장타율+출루율, 0.730), 도루(54개) 모두 2위다. 손아섭(타율 0.320)과 박민우(0.304), 두 베테랑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서호철, 김주원 등 신진급 선수들과 도태훈, 천재환 등 육성선수로 입단한 선수들까지 성장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올해부터 정식 감독이 된 강인권 감독도 무난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작전을 지시하는 강인권 NC 감독. 연합뉴스

작전을 지시하는 강인권 NC 감독. 연합뉴스

NC는 5위 두산 베어스와 6위 KIA 타이거즈를 차례로 만난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2승 3패, 1승 2패로 뒤져 있다. 두 팀을 상대로 승리를 쌓으면 중위권과 격차를 벌리면서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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