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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야구대표팀 비장의 무기 ‘고교 특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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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고교생으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처음 뽑힌 장현석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 스포츠조선]

고교생으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처음 뽑힌 장현석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 스포츠조선]

KBO가 지난 8일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이 술을 마셨던 사실이 드러나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KBO는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류중일(60) 감독이 이끄는 이번 대표팀은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해 나균안(25·롯데 자이언츠)과 김주원(21·NC 다이노스) 등 만 25세 이하의 신예들과 입단 4년 차 이하의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됐다. 여기에 박세웅(28·롯데)과 구창모(26·NC)·최원준(26·국군체육부대)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후배들과 호흡을 맞춘다.

이번 야구대표팀의 특징은 세대교체다. KBO는 일찌감치 나이 제한을 둬 젊은 선수들 위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르기로 했다. 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향후 10년을 내다보겠다는 목표로 영건들을 선발했다.

국가대표팀의 주축을 이뤘던 ‘왼손 트로이카’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5·SSG 랜더스)·양현종(35·KIA 타이거즈)은 물론 오지환(33·LG 트윈스)과 허경민(33·두산 베어스) 등 황금세대로 불리는 1990년생 선수들이 모두 빠졌다.

이번에 선발된 대표선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은 마산용마고 3학년 투수 장현석(19)이다. 장현석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번 대표팀에 뽑혔다. 고교생 신분으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뽑힌 건 장현석이 처음이다.

국가대표에 뽑힌 다음 날인 지난 9일 장현석을 마산용마고 교정에서 만났다. 장현석은 “얼마 전부터 내 이름이 거론되긴 했지만, 괜히 기분만 들뜰까 봐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대표팀에 뽑히자마자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다. 스마트폰이 터지는 줄 알았다. 여전히 떨리고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듬직한 체격(키 1m90㎝·몸무게 90㎏)을 자랑하는 장현석은 올 시즌 고교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수다. 지난해부터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고교 최대어로 자리매김했다. 최고 기록은 시속 157㎞. 제구도 뛰어나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각도도 예리하다. 조계현(59) 전력강화위원장은 “3월부터 장현석의 기량을 체크했다. 구위와 스피드, 경기 운영 등에서 장현석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장현석은 이날 인터뷰 도중 비장의 신무기를 공개했다. 바로 ‘스위퍼(Sweeper)’라는 구종이다. 스위퍼는 횡으로 예리하게 꺾여 들어가는 신종 변화구다. 마치 공이 홈플레이트를 쓸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궤적 자체는 슬라이더와 비슷하지만, 수직이 아닌 수평 무브먼트가 더 심하다. 지난 3월 일본과 미국의 WBC 결승전에선 일본 투수 오타니 쇼헤이(29)가 미국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32)을 삼진으로 잡아낸 공이 바로 스위퍼다.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익숙한 구종이 됐다.

장현석은 “지난해 트레버 바우어(32·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투구 영상을 보고 스위퍼라는 구종을 알게 됐다. 그때는 스위퍼라는 이름도 없었다. 그저 옆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더로 생각했는데, 때마침 손에 커브가 익지 않았던 시기여서 이 구종에 관심이 생겼다”며 “아시안게임에서 공을 던지게 되다니 꿈만 같다. 몸을 잘 만들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아시아를 놀라게 하겠다”고 밝혔다.

◆장현석은…

생년월일 : 2004년 4월 24일
출신교 : 상일초-경주중-마산용마고
신장·체중 : 1m90㎝·90㎏
포지션(투타) : 투수(우투우타)
직구 최고구속 : 157㎞
올해 성적 :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0.53(17과 3분의 1이닝 1자책점) 29탈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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