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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LIV 합병, PGA가 주도"…이 말에 LIV스타들 난처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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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 골프를 설계했다고 한 필 미켈슨. EPA=연합뉴스

LIV 골프를 설계했다고 한 필 미켈슨. EPA=연합뉴스

PGA 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 딜을 성사시킨 지미 던은 지난 9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LIV가 PGA 투어를 샀다는 주장은 웃기는 얘기이며 통합 조직은 PGA 투어가 주도하고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단순 투자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PIF의 야시르 알루마얀 총재가 통합 조직의 회장이 되지만, PIF는 정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미 던은 PGA투어 정책위원회 이사이며 월스트리트 투자 은행사인 파이퍼샌들러의 부회장이다.

로리 매킬로이(왼쪽), 필 미켈슨 등과 함께 2018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라운드하고 있는 지미 던(오른쪽). A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왼쪽), 필 미켈슨 등과 함께 2018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라운드하고 있는 지미 던(오른쪽). AP=연합뉴스

던의 발언 요지는 다음과 같다.

-PGA 투어는 계속 PGA 투어라는 이름을 쓴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LIV 골프에도 관여하게 된다. 모나한은 올해 말 알루마얀 PIF 총재와 LIV의 가치를 평가할 것이다.

-모나한이 LIV를 버리길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LIV 골퍼들이 PGA 투어에서 뛰기를 원한다면 현 PGA 투어 지도부에게 승인받아야 한다. 모나한이 그들을 제재했기 때문에 투어로 돌아오려면 LIV 선수들이 커다란 페널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PIF는 PGA 투어나 그 선수들에게 직접 어떤 것도 기여하지 않는다. PIF는 투자 파트너가 되는 우선 거부권을 얻게 되지만, 이를 통해 투어를 지배하게 되는 건 아니다. PIF의 거부권이란 건 예를 들어 PGA 투어가 페블비치 골프장을 산다고 하면 PIF가 주요 파트너가 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PIF는 단 1달러의 투자도 약속하지 않았고, 투어는 토너먼트 사이트나 스폰서십 또는 그 밖의 어떤 것도 보장하지 않는 우선 거부권 외에는 사우디에 약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우디는 가능한 한 재정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할 것으로 추정되며 투어는 새로운 투자 파트너와의 후원 기회를 환영할 것이다. PIF는 7200억 달러가 있다. 최소 10억 달러 이상 투자할 것이다.

PGA 투어 커미셔너가 LIV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주장이다. LIV의 CEO인 그렉 노먼은 “LIV는 2025년까지 계획되어 있다. 어디 가지 않는다” 했으나 미래는 안개 속이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EPA=연합뉴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EPA=연합뉴스

던에 의하면 PIF는 LIV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그들의 목적은 LIV 자체가 아니었다. PIF는 어렵게 싸우는 신생 투어 LIV에 돈을 더 투자하는 대신 PGA 투어와 파트너 관계를 맺는 것을 택했다는 것이다.

합병 발표 뉴스 직후 이 딜의 최고 승자는 1억 달러 이상의 계약금을 받고 LIV로 옮긴 더스틴 존슨, 필 미켈슨,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 캐머런 스미스 등이 꼽혔다.

거액의 돈도 챙기고 점령군으로 PGA 투어로 돌아올 수 있는 길도 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LIV가 아니라 PGA 투어가 주도하는 조직이라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다. LIV의 스타 선수들은 거액의 벌금을 내고 돌아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LIV로 간 비스타 선수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야시르 알루마얀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 AP=연합뉴스

야시르 알루마얀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 AP=연합뉴스

모나한은 LIV 선수에게 벌금 부과는 물론, 스타 선수에게 주는 PIP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고, 선수들에게 주는 새로운 통합 조직의 지분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로리 매킬로이는 “PGA 투어와 합병한 건 PIF지 LIV가 아니다. LIV를 증오한다. 선수들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PGA 투어와 PIF 모두 소송으로 인해 법원에서 장부를 공개할 때 내부 정보가 드러나는 걸 원하지 않고 소송 비용도 너무나 많이 들어 급박하게 합병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던은 “PIF가 스포츠 위싱과 상관없고 9.11테러와도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급하게 합병이 결정된 터라 아직 양쪽의 생각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듯하지만 던의 주장이 기본 프레임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우디의 투자 액수가 커지면 일정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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