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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강인처럼 2골4도움...김은중호 캡틴 이승원

중앙일보

입력

이탈리아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고 세리머니 하는 주장 이승원(왼쪽). 연합뉴스

이탈리아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고 세리머니 하는 주장 이승원(왼쪽). 연합뉴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에서 골을 터뜨린 김은중호 캡틴 이승원(20·강원FC)이 직전 대회 '골든볼(최우수 선수)'에 빛나는 이강인(22·마요르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승원은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대회 4강전 0-1로 뒤진 전반 23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서 동점 골을 넣었다. 이로써 이승원의 대회 공격 포인트는 2골 4어시스트가 됐다. 직전인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이강인이 올린 공격 포인트와 동률이다.

폴란드 대회에서 이강인은 특출난 드리블과 패스 능력을 선보이며 한국이 준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골든볼까지 수상했다.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골든볼을 받은 것은 이강인이 처음이다. 이승원은 4년 전 이강인과 닮은 점이 많다. 그 역시 정교한 킥 능력을 앞세워 김은중호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는 동안 9골을 넣었는데 그중 6골이 이승원의 발끝에 나왔다.

첫 경기였던 강호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2-1승)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이승원은 온두라스와의 2차전, 에콰도르와 16강전,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연이어 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이탈리아를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해 0-0으로 끝난 감비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슈팅 수에서 4-22로 크게 뒤졌던 나이지리아전 연장 전반 5분 코너킥 키커로 나서서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로 최석현(20·단국대)의 헤딩 골을 어시스트한 장면은 이승원 활약의 백미다.

주장 이승원은 아쉬워하는 동료들을 다독여 3-4위전 준비에 나선다. 한국은 4강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패한 '복병' 이스라엘과 12일 오전 2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3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승원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우리도 여기까지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께서 잘해주셔서 만족할 성적을 얻은 것 같다"면서도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다독인 이승원은 "경기에서 져서 분위기가 많이 처졌다. 고개 숙인 선수들도, 눈물을 보인 선수들도 있지만 어쨌든 아직 우리의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경기가 남았으니 고개 들라고 했다.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분들도 계시니 밝은 모습을 보이라고, 다음 경기에서 꼭 결과를 가져오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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