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한국, 결승 문턱서 멈췄다…이탈리아에 1대2로 패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본선 무대에 출전한 한국 U-20축구대표팀이 대회 결승 진출 문턱에서 아쉽게 멈춰 섰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대회 4강전에서 전반을 1-1로 마쳤지만 후반 막판 아쉬운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1-2로 졌다. 4강에 오르기까지 3승2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간 한국의 이번 대회 첫 패배.

후반 41분 이탈리아에게 결승골을 내준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승행에 아쉽게 실패한 한국은 3-4위전에 진출해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상대는 우루과이와의 4강전에서 0-1로 패한 유럽의 복병 이스라엘이다.

이탈리아의 결승골을 터뜨린 시모네 파푼디(20번)가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의 파푼디가 왼발로 감아찬 프리킥이 한국 골대 오른편 구석에 꽂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은 1-1로 마무리 됐다. 이탈리아가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었다. 레프트백 리카르도 투리키아가 한국 위험 지역 왼쪽 측면에서 아크 정면으로 내준 볼을 주포 체사레 카사데이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 맛을 봤다. 이번 대회 득점 선두 카사데이의 7번째 골(2도움).

한국은 9분 만에 동점 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대 위험 지역에서 배준호(대전)가 볼을 받으려다 상대 수비수 마티아 자노티에 발을 밟히며 밀려 넘어졌다. 이 상황에 대해 주심이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거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이승원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만회 골을 성공시켰다. 이승원의 이번 대회 개인 2호 골이자 6번째 공격 포인트(2골 4도움).

전반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는 이승원. 뉴스1

전반을 1-1로 마친 뒤 후반 들어 접전을 이어가던 양 팀의 승부는 세트피스 찬스 하나에 갈렸다. 후반 41분 우리 아크 서클 왼쪽에서 내준 프리킥 찬스에서 상대 키커 시모네 파푼디가 왼발로 감아 찬 볼이 골 네트를 흔들며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국이 세운 수비 벽 상단을 살짝 넘긴 절묘한 궤적에 경기 내내 선방 쇼를 이어가던 수문장 김준홍(김천) 조차도 손을 쓰지 못 했다.

이후 한국은 여러 차례의 세트피스 찬스를 활용해 만회 골을 만들어내기 위해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 했다.

상대에게 볼 점유율을 내주는 대신 탄탄한 수비와 위력적인 역습으로 승리를 노리는 김은중호의 이번 대회 경기 패턴은 4강전에서도 반복됐다. 점유율(30%-48%), 슈팅 수(7-19), 유효슈팅 수(3-9), 패스 시도(266회-475회) 등 주요 데이터에서 상대에게 우위를 내줬지만,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으로 밀리지 않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후반 중반 이후 이탈리아 선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지며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가던 상황이라 프리킥 한 방에 내준 추가 실점이 더욱 아쉬웠다. 경기 중 수시로 손을 쓰며 거친 플레이로 일관한 상대의 도발에도 감정적 동요 없이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낸 우리 선수들의 멘털도 돋보였다.

후반 막판 아쉬운 추가 실점 직후 허탈해 하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

한국을 제치고 결승에 오른 이탈리아는 이스라엘을 제압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우승을 다툰다. 우루과이는 또다른 4강전에서 후반 16분 안데르손 두아르테의 결승골에 힘입어 이스라엘을 1-0으로 꺾었다. 이탈리아와 우루과이 모두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 결승전은 12일 오전 6시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