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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자녀 있으면 세금 21.7%P 적은데…한국은 3.8%P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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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에서 아이가 있는 가구의 독신가구 대비 세금 혜택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은 자녀가 있는 집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는데, 한국은 아이가 있든 없든 비슷한 세금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의미다.

7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조세부담은 24.2%(독신 가구 평균임금 기준) 수준이다. 근로소득 조세부담은 고용주가 지출한 인건비(세전)와 직원이 손에 쥐는 순수 소득(세후, 현금보조 제외)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주목할 점은 독신 가구와 자녀가 있는(2자녀 기준) 홑벌이 가구 간의 조세부담 차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아이가 있는 가구에 더 많은 조세 혜택과 현금 복지를 주고 있다. 한국도 2자녀 홑벌이 가구의 조세부담이 20.4%로 독신 가구보다 3.8%포인트 낮다.

그러나 한국의 2자녀 홑벌이-독신 가구 조세부담 격차는 38개 OECD 회원국 중 뒤에서 일곱 번째다. OECD 평균은 9%포인트였다. 한국의 2배가 넘는다. 외국에선 아이를 낳으면 상대적 조세부담이 확연히 줄어든다는 말이다. 폴란드(21.7%포인트), 룩셈부르크(20.3%포인트)는 격차가 20%포인트가 넘었다. 특히 한국의 2자녀-독신 조세부담 차이는 전년보다 0.1%포인트 줄었다.

한국에서 심각한 저출산 문제 대응을 위해선 자녀가 있는 가구와 혼인 부부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혼인율을 높이려면 ‘혼인 세액공제’와 혼인 비용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특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자녀 가구를 우대하기 위해서는 ‘N분N승제’와 자녀 세액공제·교육비 세액공제 인상 등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N분N승제는 가구 소득을 구성원 수로 나눈 뒤 해당 과세표준 구간의 세율을 매기도록 해 가구원이 많으면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제도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독일은 부부 단위로, 프랑스는 가구 단위로 소득을 합산해 N분N승제로 세금을 매긴다”며 “특히 프랑스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가중치를 부여해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교수는 “한국은 소득세를 부과할 때는 사실혼을 인정하면서, 세금 공제를 해줄 때는 사실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사실혼 관계에서도 배우자 공제와 상속 공제를 인정하는 등 ‘결혼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저출산 대응을 위한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자녀-독신 간 조세부담 차이 문제는 최근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등을 지급하는 점을 고려하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 정부가 내놓을 세법 개정안에는 현재 환급형 세액공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자녀장려금(CTC)을 늘리는 방안, 기업의 아동 양육 관련 지원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넓히는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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