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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꿈의 트레블, 딱 한 판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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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맨시티 선수들이 4일(한국시간) FA컵 결승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환호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맨시티 선수들이 4일(한국시간) FA컵 결승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환호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대기록까지 딱 한걸음 남았다.”

영국 가디언은 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시즌 더블(2관왕)을 달성하자 이렇게 전했다. 맨시티는 이날 영국 런던의 웸블리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맨시티 주장 일카이 귄도안(33)이 경기 시작 12초 만에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후반 6분에는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귄도안의 첫 골은 FA컵 결승 사상 최단 시간 득점으로 기록됐다. 맨유는 전반 33분 브루누 페르난데스(29)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맨시티는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에 통산 7번째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이어 FA컵까지 우승한 맨시티는 이제 역사적인 구단 첫 트레블(3관왕)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맨시티는 오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맨시티가 인터밀란을 물리친다면 3관왕의 대기록을 달성한다.

맨시티는 2018~19시즌 EPL, FA컵, 리그컵을 석권하며 3관왕에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3개 대회 모두 잉글랜드 국내 대회여서 ‘미니 트레블’로 기록됐다. 올 시즌은 진정한 의미의 트레블을 달성할 절호의 기회다. 잉글랜드 구단 중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한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1998~99시즌의 맨유가 유일하다. 당시 맨유는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석권했다. 이날 맨시티의 우승이 확정되자 맨유 레전드 데이비드 베컴(48·은퇴)과 알렉스 퍼거슨(82) 전 맨유 감독은 관중석에서 고개를 푹 떨궜다. 둘은 맨유의 트레블을 이끈 주역이다.

그동안 트레블에 대한 언급을 피하던 펩 과르디올라(52) 맨시티 감독도 처음으로 열망을 드러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마침내 트레블을 입 밖에 꺼낼 수 있는 시간이 왔다. 영광의 트레블까지 한 경기 남았다”고 강조했다. 2016~17시즌부터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EPL 우승 4회, FA컵 우승 1회를 이끌었다. 하지만 유독 챔피언스리그에선 부진했다. 준우승(2020~21시즌)이 최고 성적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스페인)를 이끌던 2008~09시즌 꿈의 트레블을 달성한 것을 포함, 챔피언스리그 우승만 2차례 차지한 명장이다. 그러나 맨시티에 와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청부사’답지 않은 지도력을 보였다. 그러자 팬들은 “한물갔다”며 조롱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축구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미완성일 뿐이다. 우리는 꼭 승리를 거두고 유럽 정상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공격수 엘링 홀란(23)을 비롯한 맨시티 선수들은 우승을 축하하는 대신 “원 모어(one more·1승만 더)”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이자 석유 재벌인 셰이크 만수르(53) 맨시티 구단주의 꿈이기도 하다. 만수르는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하면서 2조원을 넘게 쏟아부어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빅클럽으로 만들었다. 이후 각종 대회 우승컵을 수집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만은 이루지 못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만수르는 아직 유럽 제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며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도전사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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