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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AI 시대…건강·질병 바로 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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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교수·전 서울대 동물병원장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교수·전 서울대 동물병원장

손목에 차는 스마트 워치에 건강관리 앱 기능이 있는 것처럼 동물 목줄용으로도 개발된 것이 있다. 동물의 움직임과 수면, 사료와 물 섭취 등을 센서나 카메라로 모니터링한 뒤 보호자 휴대전화로 전송해준다. 아직 심전도나 혈중 산소농도, 스트레스 지수 등은 알 수 없지만 곧 가능해질 것 같다. 가슴에 두르는 동물용 무선 심전도 측정기는 이미 나와 있다. 지문처럼 동물의 코 비문과 홍채를 이용한 인식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동물 분야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젖소는 임신이 되고 새끼를 낳아야 우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비임신 기간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 사육 농가의 수입이 달려 있으니 조기에 발정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젖소의 제2위 내에 센서를 넣거나 목에 센서를 달아 체온, 행동, 사료·물 섭취량 변화를 감지해 발정 여부를 판단한다. 목장주는 휴대전화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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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에도 AI 기술이 쓰인다. 방사선 사진 판독 기술을 국내 기업이 개발했다.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분야에서 진단 앱이 등장했다. 보호자가 휴대전화로 동물의 눈이나 피부 사진, 걷는 모습을 찍으면 동물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동물병원에 데려갈 수 있고, 수의사 역시 놓칠 수 있는 병변을 거듭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임상 증상이나 혈액검사, 영상의학 결과와 같은 모든 동물 의료 정보를 입력하면 질병명을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연구 중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동물의 진단, 처방, 상담까지 자동화할 전망이다.

동물 로봇 분야도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이 선보인 동물 로봇을 보노라면 반려동물도 기계로 대체될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해외에선 살상 무기화한 동물 로봇을 개발한 회사도 나왔다고 한다. 기술의 발전은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교수·전 서울대 동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