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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으로 새 출항…적자 탈출이 우선 목표

중앙일보

입력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과 9명의 신임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출발해 1978년부터 사용해 온 ‘대우’ 이름을 떼고 ‘한화오션’이라는 새 이름으로 출발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16일 인수 본계약 체결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길게 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인수가 무산된 지 15년 만에 한화의 품에 안기는 셈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 한화오션]

새 사령탑에 그룹 핵심 권혁웅 부회장 투입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 5개 계열사가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기존 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55.68→28.21%로 낮아졌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정유·석유화학·에너지 전문가이자 그룹 핵심인 권혁웅 부회장이 선임됐다. 김종서 사장과 정인섭 사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상선사업부장을, 정 사장은 거제사업장 총괄을 각각 맡을 예정이다.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한화그룹의 성공 DNA를 심는 게 이들의 역할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한다. 경영 정상화는 물론 해외시장 확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혁웅 신임 대표는 이날 임직원에 보낸 편지를 통해 “한화에는 수많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역량 있는 기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핵심 사업을 이끌어낸 성장 스토리가 있다”며 “한때 글로벌 조선 1위에 빛났던 대우조선해양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재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최근 2년간 3조4000억 이르는 적자 

한화오션 로고. [사진 한화오션]

한화오션 로고. [사진 한화오션]

그의 말대로 대우조선은 2009년 한때 세계 1위 조선해양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2013년에는 재계 15위에 올랐다. 하지만 ‘주인 없는 회사’의 상흔은 조직 곳곳에 깊게 남았다. 대우조선은 올 1분기에도 628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858%이다. 최근 2년간 적자 규모는 3조3683억원에 이른다. 저가 수주 등의 여파로 2015년에는 2조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상선 경쟁력 강화 등 풀어야 할 숙제 많아 

한화오션 앞에 놓인 숙제도 분명하다. 잠수함·구축함 같은 대우조선의 특수선 분야 역량을 흡수한 한화는 기존 항공우주·지상 방산에 해양 분야까지 더해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라는 비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군함을 포함한 해양 및 특수선 비중은 아직 그렇게 크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해양·특수선 매출은 7076억원으로 주력 상품인 상선(4조2163억원)의 16.7% 선에 그친다. 결국 본업인 상선 부문 경쟁력 강화에 당분간 주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량이 3.5년 치에 이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최근 핵심 인력 유출 등에 따른 인력 확보와 강성 노조와 관계 정립 등도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에도 50일 넘게 이어진 하청지회 파업 등으로 수천억원대 피해를 본 바 있다. 이에 반해 한화에선 노조 이슈가 거의 없었다.

한편 한화오션 출범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업 ‘빅3’ 체제가 굳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수익성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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