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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참사'로 딸 셋 잃고 세운 장학재단…정광진 변호사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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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1월5일 삼윤장학재단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고인과 부인 이정희 여사. 연합뉴스

1996년 11월5일 삼윤장학재단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고인과 부인 이정희 여사. 연합뉴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당시 세 딸을 잃고 장학재단을 설립한 정광진 변호사가 지난 19일 오후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졸업 후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3년간 판사로 재직하다가, 시각장애인 딸 장윤민씨(1995년 사망 당시 29세)의 치료비를 위해 1978년 변호사 개업했다.

윤민씨는 가족들의 노력에도 시력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1988년 미국 버클리대 유학길에 올라 석사 학위를 받았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시각장애인들에게 빛을 찾아주기 위해 서울맹학교 교사가 됐다.

하지만 윤민씨는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때 둘째 유정(당시 28세), 셋째 윤경(당시 25세)씨와 함께 참변을 당했다.

정 변호사는 참사 이후 보상금 7억원과 개인 재산을 더해 ‘삼윤장학재단’을 설립했고, 큰 딸의 모교이자 첫 직장인 서울맹학교에 재단을 기증했다. 장학재단 이름 ‘삼윤’은 세 딸의 이름에서 따서 지었다.

당시 정 변호사의 부인 이정희씨는 “맹인들에게 빛이 되고자 했던 윤민이의 못다 이룬 꿈을 우리 부부가 대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족으론 부인 이정희씨, 외손자 윤상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용인평온의숲 시안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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