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십대 사이에서 유행한 ‘절도 챌린지’의 표적이 됐던 현대차와 기아가 자동차 도난 피해 집단 소송과 관련,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미국법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난 방지 장치가 없는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소송을 해결하기 위한 합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합의에 드는 금액은 약 2억 달러(27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합의는 도난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손해 등에 대해 현금으로 보상하기로 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한 도난 방지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일부 차량 소유주들에게는 다양한 도난 방지 장치 구매 시 최대 300달러(약 40만원)까지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법원은 이번 합의안을 검토한 뒤 오는 7월쯤 예비 승인을 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법원의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합의 조건에 따라 집단소송에 참여한 개별 당사자들에게 통지된다. 집단소송에 참여한 이들이 몇 명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부터 미국 전역에선 현대차와 기아차 중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훔치는 범죄가 놀이처럼 유행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 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절도 방지 장치다.
미국 십대 사이에서 유행한 틱톡 영상에는 푸시 버튼 시동 장치와 내부에 도난 방지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의 절도 방법을 알려주거나 훔친 차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피해 차주들은 ‘결함이 있는 차를 판매했다’며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판매된 2011∼2022년형 모델 약 900만대가 절도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생산된 모든 차량에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기본 장착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월부터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 830만대에 대해 도난을 방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고 있다.
존윤 기아차 미국법인 법률책임자는 “이번 보상 결정은 무료 보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6만5000개 이상의 스티어링 휠 잠금장치를 배포한 것에 이어 범죄의 표적이 된 차량을 가진 고객을 돕는 중요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