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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자정~8시 조심하세요…이때가 '고속도로 로드킬' 최다

중앙일보

입력

[숫자로 보는 로드킬]

야생동물 출몰 주의표지판. [사진 한국도로공사]

야생동물 출몰 주의표지판. [사진 한국도로공사]

 '39%'.

 최근 5년간 전국의 고속도로에 일어난 '동물 찻길사고(로드킬, Road kill)' 가운데 5~6월에 발생한 비율이다. 로드킬 10건 중 4건은 5월과 6월에 일어났다는 의미다.

 19일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고속도로에서 생긴 로드킬은 모두 6727건이었다. 한 해 평균 1495건꼴이며, 연도별로는 2018년이 1629건으로 최다였다. 또 2019년이 1561건으로 뒤를 이었다.

 월별로는 5월이 1536건으로 가장 많았고, 6월이 1084건으로 두 번째였다. 로드킬이 1000건 넘게 발생한 달은 5월과 6월 두 달 뿐으로 이를 합하면 전체의 39%에 달한다. 이어서 4월(656건), 7월(571건), 12월(526건), 11월(486건), 10월(483건) 등의 순이었다.

 로드킬이 주로 발생하는 시간대는 어두운 심야와 이른 아침 시간대인 자정에서 오전 8시 사이로 전체의 57.1%(3845건)를 차지했다. 나머지 08시~ 24시는 2884건이었다.

로드킬 사고를 당한 고라니. [사진 한국도로공사]

로드킬 사고를 당한 고라니. [사진 한국도로공사]

 또 로드킬을 가장 많이 당한 동물은 고라니로 무려 85%(5726건)나 됐다. 도공의 장정환 생태도로팀장은 “고라니는 국내에 호랑이나 늑대 같은 상위 포식동물이 없기 때문에 개체 수가 많은 데다 고속도로 주변 야산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로드킬 사고가 잦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도심에도 자주 출몰하는 멧돼지로 전체의 6%(424건)였고, 이어서 너구리(5%, 323건)·오소리(1.8%, 121건) 등의 순이었다. 비교적 적은 수이지만 삵(27건)과 족제비(24건), 멧토끼(17건) 등도 포함된다.

 고속도로별로는 중부선이 983건으로 가장 많은 로드킬이 발생했고, 중앙선(871건)·경부선(692건)·서해안선(596건)·영동선(501건)·당진대전선(490건)·중부내륙선(2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도공은 이 같은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상습사고 발생구간에 매년 50㎞의 야생동물 침입방지 유도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유도울타리는 모두 2799㎞에 달한다. 또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지나다닐 수 있는 생태통로도 140개가 만들어졌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구간에 설치된 생태통로. [사진 한국도로공사]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구간에 설치된 생태통로. [사진 한국도로공사]

 로드킬은 차량과 동물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후속 차량과의 2차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에 동물 찻길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서는 각별히 전방을 예의주시하고 규정속도를 준수하는 게 필요하다. 

 또 운행 중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핸들 및 브레이크를 급히 조작하지 말고, 경적을 울리며 통과해야 한다. 특히 야간에 상향등을 켜면 동물의 시력장애를 유발해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도공 측 설명이다. 

 그래도 만약 동물과 충돌했다면 뒤따르는 차량과의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비상등을 켜고, 우측 갓길로 차를 이동시킨 뒤 가드레일 밖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도공 콜센터(1588-2504)로 신고하면 빠른 사고 수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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