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치단체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 통칭) 공무원 달래기에 나섰다. 만만치 않은 경쟁을 뚫고 들어온 젊은 공직자들이 박봉과 경직된 조직문화, 업무 강도, 낮은 성장 가능성 등 복합적인 이유로 공직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경쟁 뚫었지만 공직에 실망
1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는 MZ직원을 위한 맞춤형 복지카드를 꺼냈다. 7급 이하 무주택 공무원에게 주택 관련 대출 이자를 일부 지원하는 ‘주거안정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민간과 협업해 결혼 적령기 공무원에게 예식장이나 헬스장 할인 혜택을 준다. 민원인 등으로 인한 신체·정신적 피해로 전문 병원 치료를 받을 땐 의료비로 1인당 최대 20만원을 준다.
재직휴가 주고 유연근무제 적극 권장
서울시의회는 최근 장기 재직 휴가 대상자를 기존 재직기간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무원 복무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5년 이상 10년 미만 재직한 공무원에게 주는 휴가는 5일이다. 서울시는 직원 일과 삶 균형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서 사표를 낸 임용 5년 차 이하 공무원은 281명에 달한다. 3년 만에 2배 정도 늘었다.
강원 춘천시는 지난달 1일 9급 이상 공무원으로 임용된 직원과 시청 광장에 나무심는 행사를 진행했다. 각 나무엔 신입 공무원 이름표도 달았다. 공무원으로서 자긍심을 높여주려는 취지다. 춘천시는 지난해 8·9급 공무원 10명이 퇴직했다고 한다. 충북 청주시는 9급 공무원 승진 기회를 넓히려 7·8급 정원을 각각 18명 33명 늘렸다.
인사혁신처는 능력 위주 공직 문화를 조성하고 공정한 성과 보상 제도를 마련하려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이 5급 사무관(기초지자체 과장급)으로 고속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승진 소요 최저 연수를 채우지 않아도 사무관 공모 직위에 지원할 수 있도록 완화하는 방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 잘하고 능력 있는 공무원에게 기회를 주면서 공직 내 경쟁을 유도해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