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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버려졌던 '포니 쿠페'…49년 만에 환생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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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차의 포니 쿠페. 포니 쿠페는 포니1보다 먼저 개발된 차량이었다. 현대차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카를 공개했으나 양산 돌입 직전 단계에서 중단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의 포니 쿠페. 포니 쿠페는 포니1보다 먼저 개발된 차량이었다. 현대차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카를 공개했으나 양산 돌입 직전 단계에서 중단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 포니 쿠페가 반세기 만에 새롭게 태어난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9일(현지시간) 전현직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해 이탈리아에서 ‘포니 쿠페’ 공개 행사를 연다. 실차 공개와 별개로 현대차는 다음 달 포니 개발사와 함께 도면 등을 담은 별도 책자를 펴낼 예정이다.

포니 쿠페는 현대차 최초의 독자 모델이자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승용차로 기록된 포니1보다 앞서 개발된 차종이다. 당시로써는 8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한 기대작이었다. 현대차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기하학적 라인과 원형 헤드램프 등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포니 쿠페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양산에 들어가기 직전 단계에서 중단되면서다. 당시 수출 담당 부서와 해외 딜러 등이 “쿠페는 판매가 어렵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대신 포니 시리즈는 멈추지 않고 진화했다. 포니1에 이어 1982년 포니2 5도어 모델과 포니2 픽업 모델로 출시되면서 한국 자동차 수출 역사를 써나갔다.

현대차가 2021년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전시한 헤리티지 포니 콘셉트카. 포니 쿠페 디자인을 계승해 만들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2021년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전시한 헤리티지 포니 콘셉트카. 포니 쿠페 디자인을 계승해 만들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공개하는 장소로 이탈리아를 선택했다. 포니 개발에 참여했던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은 이에 대해 “현대차의 시작인 포니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그 시작을 잊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포니를 비롯한 현대차 초기 모델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에게 초기 모델 디자인 대부분을 맡겼다.

현대차는 포니 쿠페 복원에 2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반세기 가까이 창고에 보관돼 있던 포니 쿠페 마스터 설계도를 찾아내 차량 복원에 활용하기도 했다.

포니 쿠페는 이후 현대차가 선보인 차종 곳곳에 상징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가 ‘2021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전시한 헤리티지 포니 콘셉트카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열린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선 수소전기 콘셉트카 N 비전 74를 공개했는데 포니 쿠페에서 기본 디자인을 가져왔다. 현대차 측은 이때 “N 비전 74의 디자인은 포니 쿠페 콘셉트 디자인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아이오닉5도 포니 디자인을 차용했다. 이상엽 현대차 부사장은 당시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전기차 전용 디자인을 통해 오리지널 포니에 담긴 선구자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현대차가 지난달 열린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수소 전기 컨셉트카 N 비전 74. 포니 쿠페에서 디자인을 가져왔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지난달 열린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수소 전기 컨셉트카 N 비전 74. 포니 쿠페에서 디자인을 가져왔다. 사진 현대차

한편 현대차는 포니 쿠페 대량 생산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니 쿠페를 양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스마트 팩토리 등을 활용한 소규모 맞춤형 생산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오른쪽)가 아이오닉5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오른쪽)가 아이오닉5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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