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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실패해야 합니다" 영국대사 말에 박수 쏟아진 '프라이드 갈라'

중앙일보

입력

올해 제3회 프라이드 갈라에서 이 행사를 주최한 신나는센터 김조광수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올해 제3회 프라이드 갈라에서 이 행사를 주최한 신나는센터 김조광수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혐오는 실패해야 합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의 말에 큰 박수가 나왔다.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이에 때맞춰 15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사단법인 신나는센터(이사장 김조광수) 주최로 '프라이드 갈라'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차별을 타파하고 인권 향상에 기여한 이에게 주는 '프라이드 어워드' 시상식과 클래식·재즈 등 축하 공연이 진행됐다.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 기념 #제3회 프라이드 갈라 열려 #

 크룩스 대사는 행사 초반 무대에 올라 "주한영국대사로서 한국의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유창한 한국어로 축사를 했다. 특히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먼저 도출한 후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영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며 영국에서는 "2010년 '평등법'이 먼저 통과됐고 그 후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현재는 영국인 대다수가 동성 결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단계까지 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물론 현재 상황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구촌 곳곳에서 성소수자들이 부당한 대우와 차별·혐오를 겪는 것을 지적하며 "더 많은 공통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프라이드 어워드'는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지위 관련 소송을 지원해온 사회단체 혼인평등연대(성소수자가족구성원네트워크)가 받았다. 해당 커플은 올해 2월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혼인평등연대 활동가들은 "처음에는 선정 소식이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자신들이 소송 당사자나 재판부가 아니고, 최종심이 확정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면서다. 그럼에도 "변화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패디 조던 한국-일본 코카콜라 HR 총괄 부사장의 축사도 이어졌다. 올해로 국내 프라이드 갈라는 3회째. 2019년 처음 열린 이후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열렸다. 그동안 프라이드 어워드는 1회 고(故) 노회찬 의원, 2회 퀴어성서주석 번역출판위원회가 받았다. 행사를 주최한 신나는센터는 2013년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국내 첫 동성 공개 결혼식 이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성소수자 안팎의 연대와 교류를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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