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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기업공개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말썽 많던 생명보험사의 기업공개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한 교육보험이 업계 최초로 공개를 위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고 지난10월 자본 전입까지 마무리 지은 데 이어 삼성생명도 내년 초까지 자본전입을 끝낼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생보 업계의 양대 축인 삼성생명과 대한 교육보험의 공개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92년 초까지는 이뤄질 전망이다.
또 대한·흥국·동아·제일생명 등도 90년대 초반까지는 공개를 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자산재평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등 공개추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생보사의 기업공개가 임박함에 따라 각 보험사들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는 일은
자산재평가 실시 등 증자작업.
사실 6대 생보사의 자본금은 9월말 현재 3백13억 원으로 외형자산이 무려 24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셈이다.
이 때문에 많은 생보사들은 자본자유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자본금 증액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규모 증자를 서두르고 있다.
기업공개를 위해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교보의 경우 지난해 4월1일을 기준으로 보유 부동산 가 액을 재평가, 실제 평가액과 장부가 액간의 차익인 2천1백97억 원의 재평가차익을 남겼다.
이에 따라 교보는 정부의 자산재평가 기준에 의해 차액의 29·9%인 6백56억 원을 자본에 전입, 자본금을 30억 원에서 6백86억 원으로 무려 22배나 늘렸다.
자산재평가 기준에 따르면 재평가차익의 ▲30%는 사내유보 ▲30%는 주주 몫 ▲40%는 계약자 몫으로 돼 있다.
따라서 생보사들은 주주 몫으로 돼 있는 30%를 무상증자 형식으로 자본에 전입, 자본금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계약자 몫으로 돼 있는 40%의 경우 3분의1은「과거 계약자의 몫」으로 실제로 소멸된 계약자에게 배당을 할 수 없는 점을 감안, 공공사업에 투자하며 또 다른 3분의1은「현재 계약자 몫」으로 계약이 만기되거나 중도 해약 때 현금으로 배당된다. 나머지 3분의1은 「미래 계약자 몫」으로 사내유보를 하도록 돼 있다.
이 같은 기준에 의해 교보 측은 평가차익의 계약자 몫(8백78억 여 원) 가운데 3분의1인 2백92억 여 원을 내년 초부터 계약자들에게 현금 배당할 방침인데 구체적인 지급기준 등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도 지난 2월1일을 기준으로 자산재평가를 실시, 3천17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삼성생명은 이 가운데 30%선인 9백5억 원 가량을 내년 3월 전에 역시 자본 전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의 자본금은 현재 60억 원에서 9백65억 원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삼성생명은 교보가 공개하면 그 후 6개월 이내에 뒤따라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88년 11월 그룹 회장(최순영)이 업계에서 제일 먼저 공개의사를 밝힌 대한생명의 경우「늦어도 90년대 초반에는 공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자산재평가 시기·증자규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현재 자본금 규모는 최소한 1천억 원 안팎은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동아·제일 생명 등도 공개는 필연적이라고 판단, 공개 시점을 가늠하고 있는 중.
아무튼 이 같은 기존 6대 생보사의 준비상황으로 미루어 92년 초부터는 생보사의 기업공개가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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