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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 기간 연장" "애도 안낳는데 여자 군대 가라"…논쟁 활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21년 8월 27일 오전 전북 익산시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1-2기 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부사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임관식에선 여군 402명을 포함해 총 487명의 신임 부사관이 하사 계급장을 달았다. 뉴스1

지난 2021년 8월 27일 오전 전북 익산시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1-2기 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부사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임관식에선 여군 402명을 포함해 총 487명의 신임 부사관이 하사 계급장을 달았다. 뉴스1

‘남성의 군 복무 기간 연장이냐, 여성에 대한 신규 징집이냐’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녀 대결 논쟁이 불붙고 있다. 국회 토론회가 인구 절벽 시대의 병역 대책으로 ‘여성 징집론’과 ‘군 복무 기간 확대’ 방안을 동시에 띄우면서다.

11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방위 여당 간사)과 병무청, 성우회(퇴역 장성 모임)가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토론회에선 ▶여성 징집 ▶군복무기간 확대 ▶대체복무제도 폐지 등이 병역 자원 부족 대책으로 제시됐다.

이한호 성우회 회장은 “과거에는 출산율이 6을 넘어 여성을 징집하려야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출산율이 0.78에 불과하니 여성도 군 복무를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여성도 징집할 수 있도록 병역법을 개정하는 것은 당연히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과 같이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못 박아놓고 징집 가능 인구에 발맞춰 병력을 줄여나가는 것은 우리의 심각한 안보 불감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복무 기간을 2년 혹은 그 이상 적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조관호 한국 국방연구원 박사도 “복무기간을 현 18개월에서 21개월 또는 24개월 등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복무 기간 연장 방안을 거론했다.

회의에 참석한 국방부와 병무청도 병역 자원 부족 문제에 공감대를 보였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식 병무청장도 “청년 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안정적인 병역자원 충원에 매우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인구절벽에 대비한 병역 정책을 만드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고 거들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2월 17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2월 17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위 여당 간사인 신 의원이 주최하고 병역 관련 주무부처인 국방부·병무청이 모두 참석한 토론회에서 이런 대책들이 제시되자, 정치권 안팎에선 “정부가 여성 징집이나 복무 기간 연장에 대해 실제 검토를 시작하려는 것 아니냐”며 주목도가 확 쏠렸다.

특히 2030 남성들이 주로 모인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성 징집론 대(對) 남성 복무 기간 연장’이란 남녀 대결 논쟁이 거세게 번졌다. ‘대한민국에 터진 극한의 대결 구도 완성’이라는 제목으로 이 토론회를 소개한 한 온라인 게시물은 12일 오전 11시 기준 약 27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작성자는 “(토론회에서 거론된) 대안 하나하나가 (남녀 간) 극한싸움을 만들기 최적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페미니즘 진영의 슬로건인 ‘Girls can do anything’(소녀는 뭐든 할 수 있다)를 비꼬아 인용하며, “걸스 캔 두 애니 띵, 이젠 그걸 증명할 때”, “제발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것 좀 보여주세요” 등 여성 징집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여태껏 남자가 희생했는데 복무 기간 연장할 게 아니라 이젠 여자가 군대 가야 한다”, “이제 애도 안 낳는데 군대 가자” 등 지적도 쏟아졌다.

에펨코리아 캡처.

에펨코리아 캡처.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여성 징집, 군복무기간 확대, 대체복무 폐지 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사람의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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