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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사나이' 머리, 부상 딛고 4년만에 남자프로테니스 우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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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ATP 대회 우승컵을 든 베테랑 앤디 머리. AP=연합뉴스

4년 만에 ATP 대회 우승컵을 든 베테랑 앤디 머리. AP=연합뉴스

숱한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현역 생활을 이어온 백전노장 앤디 머리(세계랭킹 52위·영국)가 남자프로테니스(ATP) 대회에서 약 4년 만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머리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열린 ATP 챌린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토미 폴(17위·미국)을 2-1(2-6 6-1 6-2)로 물리쳤다. 이로써 머리는 3년7개월 만에 ATP 대회 정상에 다시 섰다. 마지막 우승은 2019년 10월 알트베르펜오픈이었다. 이번 대회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렸다. 머리가 클레이코트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5월 로마오픈 이후 처음이다. 당시 수퍼스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었다. 조코비치는 현 세계 1위다.

이번 대회는 ATP 투어 아래 등급의 챌린저 대회다. 하지만 35세의 베테랑 머리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다. 결승에서 세계 17위의 강호 폴을 꺾고 우승했기 때문이다. 머리는 올해 20위권 이내 선수를 상대로 3차례나 승리했다. 세계를 호령했던 전성기 시절 못지않게 경기력이 좋았다는 평가다.

머리는 한때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 라파엘 나달(14위·스페인),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린 스타였다. 그는 2012년 US오픈, 2013년과 2016년 윔블던 남자 단식을 제패했다. US오픈과 윔블던은 프랑스오픈, 호주오픈과 더불어 테니스 4대 메이저로 불리는 대회다. 하지만 고질적인 허리와 고관절 부상으로 2019년에 은퇴 직전으로 내몰렸다. 세계 랭킹도 500위대까지 내려가는 등 고전했다. 사실상 코트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머리는 고관절에 금속과 재질의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등 큰 수술까지 받으면서도 라켓을 놓지 않았다.

앞서 열린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마드리드 마스터스에서 잇따라 1회전 탈락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대회 출전을 강행했고, 마침내 우승을 이뤘다. 이번 우승으로 머리는 42위까지 랭킹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201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랭킹이다. 28일 개막하는 프랑스오픈에 출전할 예정인 머리는 "지난 1년 반 동안 경기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더 나아지려고 팀원들과 계속 노력했다"면서 "오늘 우승을 계기로 더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같은 날 ATP 투어 마드리드오픈 2연패에 성공했다. 알카라스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얀레나르트 슈트루프(65위)에게 2-1(6-4 3-6 6-3)로 이겼다. 알카라스는 2013, 2014년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한 라파엘 나달(14위) 이후 9년 만에 마드리드오픈 2연패를 이뤘다. 이 대회에서 단식 2연패를 이뤄낸 남자 선수는 나달과 알카라스,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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