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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하철서 소란 피운 흑인, 헤드록 건 백인…축 늘어져 숨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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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닐리(30)가 사망한 현장. AP=연합뉴스

조던 닐리(30)가 사망한 현장.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지하철에서 정신질환을 앓는 흑인이 소란을 피우자 백인 남성이 헤드록(상대의 머리를 옆구리에 끼고 죄는 행위)을 걸어 제지하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다.

4일(현지시간) AP·dpa 통신은 뉴욕 지하철 열차 내에서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던 흑인 남성 조던 닐리(30)가 다른 승객에게 헤드록으로 목이 졸린 후 몸이 축 늘어진 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닐리는 뉴욕 지하철에서 마이클 잭슨을 따라 하며 춤을 추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난 1일 뉴욕 지하철 열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왔다 갔다 하던 닐리는 최소 세 명의 승객에 의해 제지됐다. 이 중 한 승객은 닐리의 목에 한쪽 팔을 걸고 조였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에는 이 승객이 닐리 아래에 누워 몇 분 동안 헤드록을 걸고 있으며 닐리는 벗어나려 저항했지만 실패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른 승객들은 각각 닐리의 팔과 어깨를 잡고 꼼짝하지 못하게 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들이 닐리를 왜 제지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닐리는 의식을 잃었고 열차가 브로드웨이-라파예트가 역에 정차한 후 구조대와 경찰이 도착했다. 닐리는 맨해튼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 선고를 받았다.

닐리의 뒤에서 그의 목에 헤드록을 걸었던 승객은 24세 전직 해병대 군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구금됐다가 혐의 없이 풀려났다. 뉴욕시 검시관실은 닐리의 사인을 목 졸림에 의한 과실치사로 분류했으나 범죄적 책임에 대한 판단은 사법 기관에 맡기겠다고 했다. 맨해튼 지방 검찰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닐리의 사망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정신질환자를 상대로 과잉 대응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날 오후에는 닐리가 사망한 지하철역에서 닐리에게 헤드록을 건 백인 남성의 체포를 요구하는 시위도 열렸다.

이런 가운데 닐리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충격적인 죽음을 겪은 후 정신질환을 겪은 사연도 전해졌다. 닐리의 이모는 뉴욕포스트에 닐리가 14살이던 지난 2007년 어머니가 의붓아버지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뒤 우울증, 조현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앓아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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