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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간호법 거부권 건의 여부, 의견 청취 뒤 결정"

중앙일보

입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러스크재활병원에서 열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재활병동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러스크재활병원에서 열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재활병동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의료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여러 의견을 수렴한 뒤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거부권 건의 여부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우선은 의료현장의 상황을 잘 체크해야 하고 찬반 단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부처, 여당과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요한 건 건의 여부 결정 기준"이라며 "의료현장 혼란을 최소화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충실히 지킬 방안이 어떤 것인지 고민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간호사의 업무, 역할 등을 규정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간호법 제정안이 지난달 27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이에 반발해 의사, 간호조무사 등 단체들이 전날 부분파업에 나섰고 17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조 장관은 "어제(3일) 일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부분휴진이 있어 환자들이 불편하셨을 것"이라며 "다행히 의료현장에서 큰 혼란이 없었는데 문제는 17일이다. 17일에는 모든 보건의료인이 집단휴진을 예고하고 있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오는 17일까지 해결책이 나와야하는 것 아니냐. 간호법에 대한 복지부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이냐'는 진행자 질의에 조 장관은 "복지부는 현재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간호법안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내용 변화 없이 의료현장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돌봄은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의 협업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간호사 역할만 강조되면 올바른 돌봄체계 구축이 힘들다"며 "간호조무사를 차별하는 법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의료 직역이 간호사로 인한 영역 축소를 우려하게 한 간호법의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는 조항과 관련해선 "의료수요 변화, 고령화사회 도래로 의료기관 밖에서의 의료돌봄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다"면서도 "간호법에 지역사회 문구가 들어간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의료법엔 지역사회 문구가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 돌봄을 간호사만의 영역이라고 오해할 수가 있다"며 "지역사회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선 의료법 체계 내에서 개정과 혁신이 먼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호법안에 담긴 업무, 역할 부분 등은 의료법에 두고 처우 개선 부분은 남기되 강화하는 방안으로 중재안을 만들었지만 간호사 단체는 한 글자도 못 고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해 다른 직역도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설득하고 중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응급구조사, 물리치료사 등 다른 소수 직역의 근무여건 개선 방안 등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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