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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끝나면 3시부터 '학원 뺑뺑이'…'초딩' 가장 바쁘다 바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하는 공부의 시간을 따져봤더니 초·중·고 학생 중 초등학생이 가장 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초등학생들의 과외나 학원 수업이 가장 많았다는 얘기다.

학교 밖 공부시간 따져보니…초〉고〉중 순

자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자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해 11~12월 전국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2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아동행복지수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학교수업 외 공부시간은 5시간 5분으로, 고등학생(4시간 40분)이나 중학생(4시간 27분)보다 각각 25분, 38분씩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수업 외 공부시간이란 과외·학원 등 사교육이나 방과 후 센터처럼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방과 후 학습 활동을 말한다.

초등학생은 평균적으로 오후 3시 15분쯤 학교수업 외 공부를 시작해 오후 8시 20분쯤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를 수행한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관계자는 “아이들이 집에 가서도 공부를 붙들고 있다는 뜻”이라며 “초등학생 때 생각보다 방과 후 사교육에 대한 압력이 적지 않은 것이다. 공부에 대한 자율권 없이 부모님 눈치를 보고 책상에 앉아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돌봄 공백으로 인한 ‘학원 뺑뺑이’가 원인 중 하나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고등학생은 방과 후 공부를 오후 5시 35분쯤 시작해 오후 10시 15분쯤 끝냈다. 중학생은 오후 4시 54분쯤 시작해 오후 9시 21분쯤 마무리했다. 어린이재단 측은 “밤 12시 이후로는 학생 대부분이 학교수업 외 공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고등학생 19.5%는 여전히 공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학교수업 시간은 고등학생(7시간 37분)이 가장 길었고, 중학생(6시간 36분)과 초등학생(5시간 27분) 순이었다.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학습시간에만 하루에 각각 10시간 32분, 11시간 3분, 12시간 17분씩 쓴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등학생은 이들 중 가장 빨리 기상(오전 7시 11분)해 가장 늦게 취침(밤 12시 22분)했다. 고등학생의 총수면 시간은 6시간 42분으로, 이는 초등학생(8시간 59분)보다 2시간 17분 더 짧은 것이다. 어린이재단 측은 “오전 2시 이후에야 고등학생 대부분(90.4%)이 취침했다”고 설명했다.

“충동적으로 죽고 싶다 생각” 10.2%로 늘어

자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자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동적으로 극단 선택을 생각해봤다”고 답한 아동·청소년 비율은 올해 10.2%로 조사됐다. 이는 2년 전(2021년) 4.4%보다 5.8%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런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늦은 수면’ ‘집콕(집에만 머묾) 선호’ ‘저녁 혼밥(혼자 식사)’의 특징이 더 많이 나타났다고 어린이재단 측은 설명했다. 밤에 더 늦게 자는 아이들이 충동적인 극단 선택에 대한 생각을 4.9%포인트 더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에 더 오래 있는 아이들이나 저녁에 밥을 혼자 먹는 아이들은 각각 4.7%포인트씩 ‘충동적 극단 선택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충동적으로 극단 선택을 생각해본 이유로는 학업 관련 고민(39.3%)이 가장 많았다. 부모님과 갈등(12.5%)이나 몸무게(8.9%)·생김새(5.8%) 등 외모 관련 고민도 있었다. 어린이재단 측은 “아이들은 주요 생활시간을 적정하게 누리지 못하면 불행감을 느낀다”라며 “특히 ‘밤늦게까지’ ‘저녁 혼밥’ ‘집콕’ ‘온라인 놀이’라는 키워드에 해당하는 일상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은 더 불행감을 느낀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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