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 대기록에도 웃지 못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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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10호 골을 터뜨리는 손흥민(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손세이셔널' 손흥민(31·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금자탑을 쌓았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2~23시즌 EPL 34라운드 원정경기 후반 32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후방 롱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리그 10호 골. 이로써 손흥민은 EPL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다.

2015~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EPL 무대를 밟은 손흥민은 2016~17시즌부터 한 시즌도 빠짐없이 10골 이상 넣었다. 지난 시즌 23골로 EPL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은 올 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골 결정력을 끌어올리며 반등했다. 최근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리그에서 한 시즌 10골 이상을 얼마나 꾸준하게 기록했느냐는 특급 골잡이를 가리는 주요 지표다. 웨인 루니(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랭크 램퍼드(당시 첼시), 세르히오 아궤로(당시 맨체스터 시티·이상 은퇴) 등 각 팀의 전설로 꼽히는 선수들이 각각 11, 10, 9시즌 연속으로 기록했다. 2000년대 초반 아스널의 전성기를 이끈 티에리 앙리(은퇴)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현역 선수로는 손흥민의 '단짝' 해리 케인(토트넘)이 9시즌 연속으로 리그에서 10골 이상씩 넣었다.

손흥민은 또 개인 통산 103호 골을 기록하며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의 EPL 골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호날두는 손흥민이 어린 시절부터 롤모델로 꼽았던 공격수다. 손흥민은 후반 48분 히샤를리송의 헤딩골을 도우며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손흥민은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대기록 달성에도 웃지 못한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대기록 달성에도 손흥민은 웃지 못했다. 팀이 3-4로 패했기 때문이다. 전반 15분 만에 내리 3골을 내주며 끌려간 토트넘은 케인, 손흥민, 히샤를리송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EPL 208번째 골을 넣은 케인은 루니(208골·은퇴)와 통산 득점 공동 2위가 됐다. 1위는 260골을 넣은 레전드 스트라이커 앨런 시어러(은퇴)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리버풀 디오구 조타에 결승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토트넘(승점 54)로 6위에 머물렀다. 리버풀은 승점 56으로 5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3)와 격차가 9점 차로 벌어져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1~4위) 확보 가능성이 희미해졌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손흥민의 반칙 상황을 두고 '무술(Martial Arts)'에 비유한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베테랑 해설가 마틴 타일러(77)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손흥민은 이날 리버풀전에서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7분께 코디 학포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손을 써서 반칙해 경고를 받았는데, 테일러가 이 장면을 무술에 비유한 것이다. 무술은 동양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태권도, 쿵후, 유도 등을 이야기할 때 쓰는 단어다. 이를 두고 팬들은 타일러의 발언이 인종차별 행위라고 비판에 나섰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