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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장진호 연설' 이틀 뒤…中, 6.25전쟁 드라마 긴급 편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중국의 6·25 참전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긴급 편성했다. 29일 오후 CCTV 군사채널(CCTV-7)의 편성표에는 30일 밤 9시 54분(현지시간)부터 ‘압록강을 건너다’라는 제목의 40부작 드라마 1,2부(재방송)가 편성됐다.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 한국전쟁 영화 '장진호'가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개봉돼 중국 애국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진 영화 '장진호' 포스터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 한국전쟁 영화 '장진호'가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개봉돼 중국 애국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진 영화 '장진호' 포스터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미군 등 유엔군이 중국군과 싸운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를 거론한 뒤 나온 긴급 편성이라 주목된다.

관영 매체 환구시보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CCTV 군사채널이 앞으로 매일 같은 시각 이 드라마를 방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구망은 “이 드라마는 방대한 사료를 기초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의 역사적 장면들을 전면적으로 보여주며 장진호 전투 등 여러 감동적 전투의 장면을 실감나게 되살려내 위대한 항미원조 정신을 진지하게 드러내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의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의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미 상하원합동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 명의 인해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의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미군이 치른 희생은 매우 컸습니다. 장진호 전투에서만 미군 4500명이 전사했고, 6·25 전쟁에서 미군 약 3만7000명이 전사했다”고 연설 중 장진호 전투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장진호 전투는 중국에서도 의미 부여를 크게 하는 전쟁이다. 장진호라는 제목으로 2021년 상영한 중국의 영화는 역대 중국 박스 오피스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수 천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걸고 싸워 ‘항미원조전쟁’의 결정적 전환점을 만들어냈다고 선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전쟁을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원조하는 전쟁’이라는 의미로 ‘항미원조전쟁’이라고 부른다.

환구망은 드라마 편성을 소개하며 “드라마가 전편에 걸쳐 웅변하는 사실은 '무기는 많고 기개는 작은 침략자는 반드시 패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CTV가 제작해 2020년 12월부터 방영한 '압록강을 건너다'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주석의 한국전쟁 참전 결정과 압록강 도하, 장진호 전투를 포함한 각 개별 전투를 그린 이른바 ‘애국주의’ 대작 드라마다. 본방송 이후로도 CCTV에서 여러차례 재방송됐으다.

당초 CCTV 군사채널은 홈페이지의 편성표에 30일 같은 시간대에 2019년작 드라마 ‘위대한 전환’의 1, 2부를 방영한다고 공지했다가 29일 오후 ‘압록강을 건너다’로 변경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중국 매체 기자로부터 윤 대통령 연설의 장진호 관련 내용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가 중국과 세계에 중대하고 심원한 의의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것은 어떤 나라든, 어떤 군대든 역사 발전의 흐름과 반대편에 서서,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강철 같은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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