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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에 '1주 10표' 복수의결권 통과…"벤처 숨통 트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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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창업주에게 1주당 최대 10개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복수의결권을 주는 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27일 국회에서 혁신벤처협의회와 의원들이 벤처기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에는 민주당 김경만, 김병욱 의원과 국민의힘 박수영, 한무경 의원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에서 혁신벤처협의회와 의원들이 벤처기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에는 민주당 김경만, 김병욱 의원과 국민의힘 박수영, 한무경 의원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날 국회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 12월 법 개정안을 발의한 지 2년 4개월여 만이다.

복수의결권은 주주총회 때 경영진의 의결권을 복수로 인정해 창업자가 외부자본 조달 과정에서 경영권 위협과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중소벤처기업부가 2년 전 발의했으나 소액주주 권리 침해와 ‘꼼수 증여’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대 등으로 2년 넘게 국회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도 본회의 표결 직전 여야 의원 8명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반대 토론자로 나선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이원은 “복수의결권은 부의 편법적 세습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지금은 벤처기업만 도입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단순히 벤처기업으로 한정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거 한번 열어주면 계속 열자고 이야기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역시 “의결권 차등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일반 주주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주식을 만든다니 참으로 불공정하다”며 “벤처기업이 거대 신생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 탈취와 같은 고질적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찬성 토론에 나선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중국, 인도, 영국과 같은 선도국은 복수의결권 제도로 창업자, 혁신가 지분율을 어느 정도 보장해 혁신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게 무한정 확장되는 것이 아니다. 복수의결권 보유 자격은 비상장 벤처기업 등기이사인 창업자로 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찬성 토론자로 나서 “재벌 2, 3세들의 편법 증여에 활용될 수 있는 여지는 행위규제를 통해 원천 차단했다”며 “벤처 기업 활성화를 위해 복수의결권 도입으로 업계에 응답하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론 후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재석 260명 중 찬성 173명, 반대 44명, 기권 43명으로 통과됐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복수의결권주식은 벤처 강국인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에서도 활발히 활용되는 제도로 투자유치와 경영권 불안이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벤처기업들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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