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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당학술상] “세포 증식 변화 관찰 통해 ‘암세포 돌연변이’ 기능 대량으로 규명할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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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범 교수 ‘제30회 의당학술상’ 수상 소감

김형범 교수

김형범 교수

영광스러운 상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우선 고 의당 김기홍 선생님, 한세예스24문화재단 조영수 이사장님과 재단 관계자분들, 의당학술상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를 위해 열정적으로 연구한 김영광 교수와 이승호 박사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두 사람의 노력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연구였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의당 선생님의 업적에 대해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신 사실에 깊은 감명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런 선배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저희 세대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의학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거의 4년이 걸린 연구였습니다. 암유전학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돌연변이가 암이 생성·성장·파급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일부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돌연변이는 세포에서 해당 돌연변이를 1개씩 만들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있는 세포의 성장 및 증식을 측정함으로써 그 기능을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번의 실험으로 1개의 돌연변이 기능만을 규명할 수 있어서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수백만 개의 이상의 돌연변이를 다 규명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제한 때문에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돌연변이의 대부분 기능은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회 실험에서 1개의 돌연변이의 기능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만 개의 돌연변이 기능을 1회 실험을 통해 규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 당시 개발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우리가 배양하는 세포 하나당 1개의 돌연변이를 도입한 후 세포의 증식과 성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돌연변이가 세포에 도입되면 세포가 빨리 자라는지 늦게 자라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세포의 증식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돌연변이들의 기능을 대량으로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열심히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며 일상생활에 서툰 저를 이해해 주고 편안한 가정환경을 만들어 주는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의당 김기홍 선생님, 한세예스24문화재단에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저를 생각해 주시고, 도와주시는 분들의 배려가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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