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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원해 돌덩이 품은 '노총각' 흰머리수리···진짜 아빠 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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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대신 돌멩이를 품어 화제가 된 미국 흰머리수리가 진짜 아빠가 됐다. 사진 뉴욕타임스 트위터

알 대신 돌멩이를 품어 화제가 된 미국 흰머리수리가 진짜 아빠가 됐다. 사진 뉴욕타임스 트위터

알 대신 돌멩이를 품어 화제가 된 미국 흰머리수리가 '진짜 아빠'가 됐다고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NYT)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밸리 파크의 세계 조류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는 수컷 흰머리수리 '머피'는 지난달 8일 땅에 둥지를 만든 뒤 그 안에 돌멩이를 넣고 알처럼 품기 시작해 화제가 됐다.

올해 31살이 된 머피는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심각한 날개 부상을 입고 보호소에 들어왔다. 이후 아빠가 되고 싶었지만 보호소에서 짝을 만나지 못한 머피가 지난달 이러한 행동을 보인 것이다.

보호소 대표 돈 그리퍼드는 "흰머리수리는 양육 의무를 분담하기 때문에 수컷이 새끼를 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때로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알이 아닌 물체를 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NYT는 머피가 최근 '진짜 아빠'가 됐다고 전했다.

보호소는 지난 2일 폭풍우에 어미를 잃은 새끼 흰머리수리 한 마리를 구조해 머피와 합사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머피와 구조된 새끼를 합사시키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머피가 자신이 품고 있던 돌멩이를 실제 알로 인식해, 직원이 조금만 가까이 다가와도 극도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직원들은 머피와 돌멩이를 함께 우리 안으로 옮기고,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새끼 흰머리수리를 우리에 들이자 머피는 직원들이 건네준 먹이를 새끼에게 먹이는 등 아빠 역할을 하며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고 보호소 측은 전했다.

보호소 측은 "믿음만 있다면 돌멩이가 실제 알이 될 수 있다"며 "한 번도 자식을 키워본 적 없는 머피에게 구조된 새끼를 붙여준 건 확실히 도박이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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