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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교민 구출 특명…390명 구한 '미라클 작전' KC-330도 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군벌 간 무력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수단에서 교민 대피 임무에 나선 군이 모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육로, 하늘길, 뱃길을 조합해 극도의 보안 속 최적의 대피 경로를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활주로를 박차고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뉴스1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활주로를 박차고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뉴스1

군 당국은 23일 오후 8시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부산에서 이륙시켰다. 군은 KC-330의 목적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항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해당 기체는 수단 인근을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KC-330은 300여명의 인원과 47t가량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항속거리가 1만5000㎞에 달해 전세계 어디에서도 국내 철수 작전이 용이하다. KC-330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때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가족 390여명을 구출하는 '미라클 작전'을 수행했다.

앞서 지난 22일 공군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는 수단 교민 대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부티 미군기지에 도착한 바 있다. 여기엔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와 공군 공정통제사(CCT), 경호요원, 의무요원 등 50여명이 탑승했다. 육군 최정예 부대로 꼽히는 707 특임대가 해외 임무에 투입된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해당 부대는 2007년 샘물교회 교인 피랍 사건 때 파견된 적이 있다.

이와 함께 소말리아 해역 호송 전대 청해부대도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을 앞세워 포트수단으로 향하고 있다.

한마디로 육·해·공 최정예 전력이 총출동한 것으로 그만큼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 교민 28명은 수도 하르툼 한국대사관 인근에 집결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이후 이동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르툼 공항이 폐쇄돼 육로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군벌 간 유혈충돌이 발목을 잡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1200㎞ 떨어진 지부티까지 바로 육로로 오기는 불가능해 포트수단으로 이동하는 게 차선책으로 거론된다. 포트수단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 충무공이순신함에 승선하는 게 가능하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에 도착해 군 수송기를 타고 위험지대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가 이 같은 경로를 활용해 23일 선박편으로 자국민과 외국인 등 157명을 제다항으로 철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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