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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프리 CEO "제주, 뉴질랜드와 비슷…키위 생산에 최적지"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다니엘 마티슨 제스프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서울 파크하얏트서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다니엘 마티슨 제스프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서울 파크하얏트서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한국의 소비자들은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있고, 제스프리는 이러한 니즈를 충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뉴질랜드의 프리미엄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를 이끄는 다니엘 마티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방한 중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마티슨 CEO는 2017년 9월 취임해 제스프리를 5년 가까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세계 키위 시장 점유율 30%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제스프리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전 세계 50여개 수출국 가운데 한국 시장은 중국·일본·스페인 다음으로 네 번째로 매출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독일도 제쳤다. 특히 한국 시장 내에서 제스프리 키위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 연 매출만 2200억원 수준이다. 마티슨 CEO는 “많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제스프리 브랜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됐고, 이는 한국에서 시장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227개 과수원도 ‘제스프리’…“동일한 퀄리티 유지”

한국은 주요 소비국인 동시에 주요 생산국이기도 하다. 제스프리 브랜드로 출하되는 키위는 대부분 뉴질랜드(87%)에서 생산되지만, 뉴질랜드와 환경이 비슷한 이탈리아·그리스·프랑스, 그리고 한국 제주도에서도 제스프리 인증을 받은 농가가 운영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227개 과수원이 제스프리 키위를 생산하고 있고, 이들이 한 해 출하하는 키위는 약 500트레이(1750㎏)다. 지금은 전 세계 생산 규모 대비 0.2%에 불과하지만, 매년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마티슨 CEO는 “제주도는 뉴질랜드와 비슷한 온화한 기후와 적절한 강우량을 지니고 있고, 화산재 기반의 토양이라는 것이 장점”이라며 “뉴질랜드의 키위와 동일한 퀄리티의 키위를 재배하기에 최적지”라고 밝혔다.

마티슨 CEO는 개인적으로도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 담당 마켓 매니저로 근무하며 한국 키위 시장의 기틀을 닦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한국 시장의 규모는 지금처럼 크지 않고, 이제 막 현지팀을 구성하고 전략을 구축하던 시기”라며 “오히려 시장의 기회를 엿볼 수 있었던 시기라 재밌게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 인연으로 가족들이 김치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이번에 김치를 사오지 않으면 집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말라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다니엘 마티슨 제스프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서울 파크하얏트서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다니엘 마티슨 제스프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서울 파크하얏트서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韓시장 특징은? ①이커머스 발달 ②1년 내내 공급 

마티슨 CEO는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 키위 시장의 특징을 2가지로 정리했다. 첫번째는 이커머스 시장의 발달이다. 마티슨 CEO는 “한국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보다도 제스프리 키위를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며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직접 제품을 보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소비할 만큼 제스프리 브랜드를 신뢰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는 국내 제스프리 농가 덕분에 한국 소비자들이 1년 내내 고품질의 키위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남반구에 위치한 뉴질랜드에서 재배되는 키위는 4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되고, 12~3월은 더는 출하되지 않는 비수기다. 이 시기에 북반구에 위치한 한국에서 생산한 키위를 겨울에 유통해 빈틈없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품종은 황금빛이 나는 썬골드 키위이고, 기존 키위 이미지와 같은 초록빛의 그린 키위 역시 사랑받고 있다. 제스프리는 최근 붉은빛이 나는 루비레드 키위도 새로 개발했지만, 아직 한국에 출시되진 않은 상태다. 마티슨 CEO는 “강한 단맛과 함께 베리 맛도 은은하게 나는 것이 특징으로, 젊은 층을 타깃으로 시장 확대를 계획 중”이라며 “한국 출시는 충분할 물량 확보가 가능한 3년 후 정도를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 마티슨 제스프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서울 파크하얏트서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다니엘 마티슨 제스프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서울 파크하얏트서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제스프리도 이상기후 대비…“탄소 발자국 줄이겠다”

최근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전 세계 농업에 위기가 찾아올 우려도 있다. 제스프리도 대비하고 있을까. 마티슨 CEO는 “이미 뉴질랜드는 점점 따뜻한 기후로 변하고 있고, 겨울철 추위도 예전만큼 길지 않아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에 맞춰 따뜻한 기후에서도 품질을 유지하며 잘 자라도록 연구개발을 하고, 이상 기후에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운송 시스템도 같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 또한 마티슨CEO가 추구하는 가치의 하나다. 이를 위해 제스프리는 키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적인 패키징을 확대하고, 관수 등 키위 재배를 위해 활용되는 자원들도 꼼꼼하게 모니터링해 줄여나가고 있다”며 “키위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탄소 배충량이 비교적 적은 산업이지만, 제스프리는 안주하지 않고 최대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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