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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돌아온 빙판 위의 래퍼 서이라 "배운다는 마음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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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 서이라. 사진 대한빙상연맹

쇼트트랙 국가대표 서이라. 사진 대한빙상연맹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돌아왔다. '빙판 위의 래퍼' 서이라(31·화성시청)가 5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서이라는 23일 충북 진천선수촌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전국남녀 종합선수권 겸 2023~202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1000m 경기에서 5위에 올랐다. 5점을 추가한 서이라는 총점 60점을 기록, 3위에 올랐다. 이번 선발전에선 7위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3·4위 선수는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단체전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다.

서이라는 "은퇴를 했다가 돌아왔는데, 운이 좋아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며 쑥스러워했다. 이날 함께 레이스를 펼쳤던 곽윤기는 "이라가 정말 잘 해서 좋다"며 흐뭇해했다.

서이라는 2017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 이듬해 열린 평창올림픽에서는 1000m 동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2019~20시즌 대표 선발전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이후 코치로 변신해 지도자 생활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복귀를 선언했고, 이번 선발전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6시즌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됐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동메달을 따낸 서이라. 뉴스1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동메달을 따낸 서이라. 뉴스1


서이라는 "2022 베이징올림픽을 보면서 뭔가, '나도 다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로 활약했던) 이정수, 곽윤기 형도 많은 동기 부여가 됐다"며 "아무래도 좀 많이 쉬어서 복귀하고 다시 시작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30대의 나이에 다시 돌아오는 게 쉽진 않았지만, 주변의 응원이 있었다. 2018년 결혼한 서이라는 "가족들이 걱정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줬다. 아내도 '하고 싶으면 하라'고 응원해주고 지지해줬다"며 웃었다.

복귀 당시 서이라는 소속팀도 없는 상태로 개인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그는 "무직, 무소속이었다.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인데,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운동에 더 몰두했다"고 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서이라. 사진 대한빙상연맹

쇼트트랙 국가대표 서이라. 사진 대한빙상연맹

서이라는 평창올림픽을 200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래퍼로 변신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를 쥐고 다이나믹 듀오의 '야유회'를 능숙한 솜씨로 불러 박수를 받았다. 서이라는 "그런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웃으며 "요즘은 (힙합 음악을)듣기만 한다"고 했다.

서이라는 대표팀의 유일한 30대 '맏형'이다. 서이라는 "다시 복귀한 거라 어떻게 보면 신입이다. 더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 추세와 요즘 추세가 많이 다르다. 배우려는 입장으로 대표팀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요즘엔 스피드도 많이 올라갔고, 그 안에서 경기 운영을 디테일하게 많이 가져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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