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기후위기 대응 위한 아동·청소년 참여방안 연구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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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하다고 답해 아동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환경 및 제도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오는 22일(토)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아동 당사자 참여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아동·청소년의 참여 방안 모색 연구〉 발표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구는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교육대학교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2주 동안 전국 만 10세~18세 미만의 아동·청소년 66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초중등 그룹 8명과 교사강사 그룹 4명, 교육 기획가 그룹 3명의 집단심층면접(FGI)이 이뤄졌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아동청소년의 권리 실현을 위한 참여방안을 모색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0년과 2022년 아동·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대중 인식조사를 실시했으며, 올해는 참여 방안 연구를 진행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아동 참여 사례 현황과 관련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봄으로써 기후위기 속 아동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사회제도, 정부 정책 변화 등 영역별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기후위기를 인권 관점에서 접근하고 대응할 수 있는 법과 제도 개선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함을 발표했다. 기후위기와 인권 문제에 관해 인권위가 정부에 공식의견을 전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후변화와 환경재난 등에 대응하고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삶에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내용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기후변화를 충분히 다루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85.4%(564명)가 기후위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나,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잘 아는지에 대해선 ‘보통이다’의 응답이 43.3%(286명)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기후위기 교육을 몇 시간 받았는지 조사한 결과, 1~5시간이 53%로 가장 많았고, 6~10시간(21.7%), 16시간 이상(9.8%), 0시간(9.1%) 순이었다. 현재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교육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중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0.9%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며, 이중 보통이라고 생각한 응답(35.3%)이 가장 많았다.  또한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교육에서 가장 알고 싶은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기후위기의 영향(25.8%)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개인의 실천 방법(23%), 기후위기의 원인(20.1%), 아동·청소년의 권리를 지키는 기후위기 대응 방법(14.7%)을 꼽았다.

기후위기 대응활동 참여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그러한 활동을 한다면 참여해 보고 싶다(43.7%)’, ‘참여하고 싶은데 어디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하다(20.9%)’, ‘지금 말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하고 싶다(13.5%)’, ‘학교에서 하지 않는 활동이라도 적극적으로 찾아서 참여해 보고 싶다(11.3%)’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의 권리를 반영한 기후위기 대응 의무 교육시간을 법제화하고,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내용을 자율활동이나 교과에 연계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하며, 아동·청소년이 주체적으로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같은 결과는 집단심층면접에서도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및 교사강사, 교육 기획가 집단은 기후위기가 발달권과 생존권, 보호권, 참여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기후위기로 아동·청소년의 일상생활이 변하고 있고, 기후위기의 책임은 선진국과 어른 세대에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들은 아동·청소년의 권리에 관해 이야기하는 기후위기 교육이 많아지고 있으나, 현재 기후위기 교육은 아동·청소년의 인식 변화를 가져오기에 부족하며, 아동·청소년의 주도성과 권리가 배제되었다고 보았다.

인터뷰 결과, 지금의 사회적 시스템은 아동·청소년이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으며, 아동·청소년이 직접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참여하는 대부분 아동·청소년은 주말에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참여하거나, 연구학교, 중점학교의 활동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었다. 일반 학교 아동·청소년들은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활동에 참여하더라도 교육환경과 제도에 부담감을 느꼈다. 연구 참여자들은 교육제도뿐만 아니라 외부 활동에서도 아동·청소년이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마련되어 하며, 각 지역의 기후위기 대응 교육 위원회에 아동·청소년이 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탄소중립 거버넌스에서 아동·청소년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연구를 진행한 서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신동훈 교수는 “2020년 태어난 아동들은 이전 세대보다 이상 기후를 많이 겪기 때문에 이들이 앞으로 살게 될 60년 이후는 우리와 매우 다른 삶일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가 아동권리의 위기로 이어지는 만큼 아이들 스스로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하지만 시간, 공간,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후위기 교육 대부분이 일회성에 그치고 있어 아동청소년이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발표회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 참여형 모임인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의 공식출범행사 ‘어셈블위크’의 일환으로 열린다. 22일(토)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소재의 아쇼카 스페이스에서 진행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아동의 참여 방안 연구 결과 발표에 이어 아동 당사자와 교육환경(숭문중학교 신경준 환경교사), 사회제도(환경재단 어린이환경센터 김영진 부장), 정부정책(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신지영 연구위원) 등 각 영역 전문가의 토론으로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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