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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4월 22일은 '지구의 날'…'지구를 구하라' 친환경 식품기업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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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53주년 맞는 지구의 날…‘지구 구하기’ 위한 식품기업들의 도전


생수병 라벨 없애고 용기 무게 줄여
대체육·식물성으로 식품 재료 전환
‘못난이 농산물’활용한 구독 서비스

지속가능성을 넘은 ‘생존 가능성’. 환경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달라졌다.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가 세계 46개국 MZ세대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한 ‘용기 내 챌린지’를 하며, SNS에 비닐이나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은 모습을 인증한다.

환경을 위해서라면 지갑을 여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IBM이 발표한 ‘2020 글로벌 소비자 동향 연구’에서 가치 중심 소비자 70%는 재활용 제품, 친환경 상품 등 환경을 보호하는 브랜드의 구매를 위해 일반 가격보다 35%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그중 57%는 환경 파괴를 줄이기 위해 구매 습관을 바꿀 의향도 있다고 답했다. 이런 변화에 식품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생수병의 라벨을 없애고 용기의 무게는 줄였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먹거리로 대체육을 출시했다. 편리함은 유지하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그 결과를 제품으로 선보이며 생산과 소비의 친환경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대체식품의 시장 규모 해마다 증가

먹거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달라지고 있다. 『한 권으로 끝내는 ESG수업』의 저자 신지현 작가는 “식품기업의 친환경 활동 중에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농법 등을 써서 식품의 재료를 재배하는 것을 꼽을 수 있는데, 특히 축산업보다는 대체육이나 식물성 식품으로의 전환이 있다”고 말했다. 대체육은 말 그대로 고기를 대신해서 먹을 수 있도록 비동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의 시장 규모가 2026년 약 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커지는 시장 규모에, 국내 기업들도 어느 때보다 공격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노력은 결과로 이어진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뿐 아니라, 닭고기, 참치까지 대체육의 종류도 다양해지며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특히 대체육의 맛과 식감이 제법 고기와 유사해지고 있다. 농심의 ‘베지가든’(사진①)이 대표적이다. 대체육의 핵심 소재와 공법을 직접 개발했는데, 콩 단백질 분말을 고온고압으로 성형 틀을 통과시켜 뻥튀기처럼 뽑아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특유의 육즙까지 재현했다.

못난이 농산물을 정기배송하는 어글리어스. [사진 업체]

못난이 농산물을 정기배송하는 어글리어스. [사진 업체]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말은 옛말이다. 적어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못생겨서’ 버리는 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식탁에 오르기도 전에 산지에서 버려지는,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 2019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농산물의 양은 한해 13억 톤으로, 전체 농산물량의 30%에 달한다. 대량으로 버려진 농산물이 썩는 과정에서 폐수 발생은 물론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세계 온실가스 발생량의 5~10%를 차지한다. 어글리어스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질 상황에 처한 친환경 농산물을 보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식품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채소와 과일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맥주와 커피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기업 리하베스트와 공동 개발해, 맥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한 고단백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출시했다. 맥주박은 맥주 양조 중 담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높아 식품으로써 활용 가치가 높다. 맥주박으로 만든 리너지가루는 일반 밀가루 대비 단백질은 약 2.4배, 식이섬유는 약 20배에 달한다.

용기부터 배송까지…친환경 투자 늘어

친환경에 관심이 적은 소비자라도 플라스틱 문제는 남의 문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쓰레기 분리수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의 피부에 가장 와 닿는 변화는 ‘용기’다. 재활용이 가능한지, 같은 용기라면 플라스틱 사용이 적은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기업도 빠르게 움직여 왔다. 물을 담은 페트병 등 플라스틱 용기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무게는 가벼워지고 불필요한 플라스틱은 없앴다. 동원F&B는 2013년 환경부와 페트병 경량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동원샘물 500mL 페트병(사진②) 무게를 19g에서 14g으로 줄인데 이어 2021년 500mL 페트병과 2l 페트병의 무게를 각각 15.7%, 8.4% 경량화했다. 연간 약 1200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도시락 김의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양반김 에코 패키지를 출시했다.

hy의 탑승형 냉장 카트 ‘코코’. [사진 업체]

hy의 탑승형 냉장 카트 ‘코코’. [사진 업체]

식품의 생산 만큼 중요한 게 배송이다. 식품을 안전하게 배달하는 것이 음식이 소비자에게 닿는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이다. 식품 회사 중에서도 hy는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프레시 매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가 유제품뿐 아니라 밀키트를 배달할 때 사용하는 탑승형 냉장 전동 카트 코코를 운영하기 위해 지금까지 총 1500억원을 투자했다. 2022년 기준 1만대의 코코가 운영 중인데, 이들의 월평균 이동 거리는 약 450㎞로, 이를 내연기관으로 전환하면 한 달에 CO2(이산화탄소) 1086톤을 발생시키는 수치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선 16만5000그루의 소나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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