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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원, 캄보디아 병원서 링거 맞다 숨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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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990년대 인기 코미디언 겸 방송진행자였던 고 서세원씨의 방송 출연 모습. [사진 tvN]

1990년대 인기 코미디언 겸 방송진행자였던 고 서세원씨의 방송 출연 모습. [사진 tvN]

1990년대 인기 코미디언 겸 방송진행자 서세원씨가 20일 별세했다. 67세.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오전 11시쯤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한인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숨을 거뒀다. 2015년 배우 서정희씨와 이혼 후 23세 연하 여성과 재혼한 그는 사업차 건너간 캄보디아에 거주했다.

최근에는 현지 교회에서 목사로 활동 중인 근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서씨에게 당뇨병이 있었다. 가족이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와 장례를 치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79년 TBC(동양방송) 라디오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고인은 90년대부터 토크쇼 진행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MBC ‘청춘행진곡’ 속 코너 ‘스타데이트’ 진행을 시작으로 KBS2 ‘슈퍼선데이’, 1996~2002년 토크쇼 ‘서세원 쇼’를 진행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밖에 KBS2 ‘코미디 세상만사’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SBS ‘좋은 세상 만들기’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당대 방송계를 주름잡았다.

2001년에는 ‘서세원 프로덕션’을 설립해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영화 ‘이런 여자 없나요’(1981), ‘연분홍 치마’(1981), ‘바보들의 청춘’(1983) 등에 배우로 출연했던 고인은 1986년 ‘납자루떼’로 감독에도 도전했다가 흥행에 실패하고 영화계를 떠났다. 코미디언으로 자리 잡은 뒤 제작자로 재도전, 2001년 ‘조폭 마누라’를 흥행시켰다.

2002년 무렵부터 영화제작사의 조세포탈, ‘서세원 쇼’ 표절 의혹, 해외 원정 도박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켜 연예계에서 퇴출당했다. 영화 제작사를 운영하며 방송사 PD에게 홍보비 명목의 뒷돈을 건네고, 회사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는 2006년 유죄가 확정됐다.

2014년에는 부인 서정희씨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그해 5월 말다툼 중 폭력을 휘둘러 부인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입건됐고, 한 방송에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까지 공개돼 대중을 충격에 빠뜨렸다. 고인은 이듬해 이 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32년간 잉꼬부부로 알려졌던 부부는 그해 8월 합의 이혼했다.

고인은 이혼 1년여 만인 2016년 해금 연주자로 알려진 김모씨와 재혼해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현지에서 미디어 사업 및 부동산 건설 사업 등을 하며 목사로도 활동했다. 서정희씨와 사이에 아들 종우, 딸 동주씨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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