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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1000원이 아니네...8년째 '100원 학식' 포항 한동대의 비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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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한동대 학생들이 최도성 한동대 총장(오른쪽 두 번째)과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동대

경북 포항시 한동대 학생들이 최도성 한동대 총장(오른쪽 두 번째)과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동대

대학 학생식당에서 1000원에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1000원 학식’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경북 포항 한동대가 ‘100원 학식’을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동대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학생식당 기본메뉴를 100원에 먹을 수 있는 ‘한동만나’ 프로젝트를 2016년부터 8년 넘게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누적 이용 건수가 5만9000여 건에 이른다.

‘한동만나’는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를 떠나 광야에서 굶주릴 때 하나님이 하늘에서 준 양식인 ‘만나’와 메추라기를 줬다는 이야기에서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이 프로젝트는 한 학부모 후원자가 “밥을 굶는 학생이 있다”라는 자녀 말을 듣고 300만원을 기부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이 뜻을 이어받은 일반 후원자와 졸업생·재학생·총동문회까지 기부에 동참하면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포항 한동대학교 학생식당 메뉴 선택 화면에 '100원 학식'인 '한동만나' 메뉴가 표시돼 있다. 사진 한동대

포항 한동대학교 학생식당 메뉴 선택 화면에 '100원 학식'인 '한동만나' 메뉴가 표시돼 있다. 사진 한동대

한동만나 프로젝트는 학생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혜택이 필요한 학생만 이용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학생들이 양심에 따라 일반 메뉴와 100원 학식 중에 고르도록 했다. 한동만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먹을 수 있다. 밥과 국, 반찬 3가지 등으로 제공하며 반찬은 날마다 바뀐다. 하루 세끼 중 한 끼만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동대는 일반 학생도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교내식당에서 2500원에 제공하는 '총장추천국밥' 메뉴를 내놨다.

100원 학식을 이용한 한 학생은 “국가 장학금 대상자에서 제외되면서 경제적으로 아주 힘들고 부모님께 돈 달라고 말하기도 난감했다”며 “돈은 없고 라면도 너무 먹기 싫은 날에 든든하게 끼니를 해결 수 있어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최도성 한동대 총장은 “학생들이 집밥같이 따뜻한 한끼를 언제라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으면 한다. 한동만나와 더불어 한동대에서 맛있고 부담 없는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 촉진과 청년층 건강 증진을 위해 2017년부터 1000원 학식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1식 기준으로 정부와 학생이 각각 1000원씩 부담하면 학교가 차액을 지불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밥상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추가 지원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올해 1000원 학식 사업 예산을 기존 7억7800만원에서 15억8800만원으로 2배가량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식수 인원도 69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81만 명 늘어난다. 서울지역 대학 중심으로 1000원 학식을 제공하겠다는 대학이 갈수록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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