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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성 문제 과학적으로 접근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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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앞서 말한 방송 프로그램은 유전자 재조합 옥수수를 먹은 쥐가 보통쥐보다 열등하며 이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일본.유럽연합(EU).미국 등 각국의 규제기관들은 유전자 재조합 옥수수 섭취가 실험용 쥐에 위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일반옥수수와 동등하게 안전하다고 결론지었음을 강조하고 싶다.

한 시민단체 사무국장은 EU에서 유전자변형식품(GMO) 사료를 섭취한 가축의 알류에도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EU에서 유전자 재조합 사료로 생산된 알류.우유.육류 등은 표시 대상이 아니다.

유전자 재조합 식품을 연구개발하는 과학자들은 무엇보다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유전자 재조합 작물은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독성,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영양성분 비교, 농업특성 연구를 포함해 세 가지 측면(식품.사료.환경)에서 철저하고 총체적인 안전성 평가를 거친 제품만이 재배돼 식품 원료로 활용된다.

25명의 노벨상 수상자 등 전 세계 34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은 농업생명공학 기술에 대해 "농업과 환경을 개선할 강력하고 안전한 방법"이라며 지지한 바 있다. 그들은 "신뢰할 수 있는 식물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위험한 것도 아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생명공학 산물들의 안전성은 규제절차에 의해 오히려 확고히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며, 자연스레 찬반 논쟁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건전한 비판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축적된 과학적 연구결과를 인정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식품 안전성 문제는 신중을 기해 다뤄야 한다. 언론에서도 유전자 재조합 식품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선 정확한 과학적 체계를 근거로 접근하길 바란다.

최양도 서울대 교수·농생명공학부